대함ㆍ대공ㆍ대탄도미사일 능력 보유, 시험 과정서 성능 입증
줌월트급 임무 변경으로 MST도 보유, '함정 킬러'로 변신

미국이 차세대 스텔스 구축함에 함정과 항공기는 물론이고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까지 파괴할 수 있는 최신예 '만능 미사일'을 장착하기로 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디펜스뉴스 등 미언론은 미 해군이 줌월트급 구축함의 미사일 체계를 최신예 'SM-6'로 결정하고, 미사일 구매에 필요한 1천억 원가량의 예산을의회에 요청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대 사거리 370㎞의 SM-6은 적 항공기만 요격하는 SM-3와 달리 함대공, 함대함, 대(對)탄도미사일 등 세 가지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다용도' 미사일이다. 한 종류의 미사일로 다양한 타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SM-6는 특히 충돌(hit-to-kill) 방식을 사용하는 SM-3 등 다른 요격미사일과 달리 접근하는 적 미사일 부근에서 터지는 파편형이다.

 미 해군이 초도함인 줌월트와 2호 함인 마이클 몬수르에 SM-6 체계를 장착하기로 한 또 다른 이유는 여러 차례의 시험에서 성능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6년 3월에는 알레이 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존 폴 존스를 통해 200㎞ 이상 떨어진 표적에 SM-6를 발사해 침몰시켰다. 표적은 퇴역한 호위함으로, SM-6가 '함정 킬러'로도 기능할 수 있음을 처음 입증했다.

 IRBM 요격 능력도 발휘됐다. 미 해군과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청(MDA)은 2016년 12월 14일 태평양에 배치된 이지스 구축함 존 폴 존스에 장착된 SM-6 D1(Dual 1)미사일 발사시험을 통해 '둥펑-21'(DF-21)과 '둥펑-26'(DF-26) 등 중국의 IRBM을 종말 단계에서 요격할 수 있는 역량을 과시했다.

 MDA는 특히 이 시험이 DF-21(사거리 900∼1천500㎞)이나 DF-26(사거리 3천∼4천㎞) 같은 대함 IRBM에 탑재된 탄두와 유사한 표적을 요격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북한이 IRBM으로 평가되는 '화성-12형'을 발사한 지 하루 만인 지난해 8월 30일에도 하와이 근해에서 존 폴 존스함이 발사한 두 발의 SM-6는 표적인 지상 발사 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을 성공적으로 요격했다.

 이후 10월 15일에도 영국 스코틀랜드 서부 해역에서 이지스 구축함 맥 폴을 통한 SM-6 발사시험을 성공적으로 하는 등 역량을 발휘했다.

 제작사인 레이시온 소식통은 최대 속도가 마하 3.5(4천284㎞/h)인 SM-6의 사거리도 250해리(463㎞)에서 268해리(496㎞)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줌월트급 구축함은 또 적 함정 등 이동하는 해상 목표를 정확하게 타격해 격파할 수 있는 대함(對艦)용 신형 토마호크 미사일(Maritime Strike Tomahawk, MST)도 장착한다.

 미 해군은 2015년 MST의 첫 시험에 성공한 이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작업에 착수했다. 실전에 배치된 지 35년이 된 최대 사거리 1천609㎞의 토마호크는 수상함이나 잠수함을 통해 발사돼 사전에 정보가 입력된 지상표적 공격에 주로 사용돼왔지만, 오는 2020년부터는 MST로 주요 함정에 배치될 예정이다.

관련 소식통은 줌월트급 구축함이 MST를 장착하게 된 것은 주화력으로 설계된 두문의 155㎜ 주포(AGS) 체계의 포탄 가격이 한 발당 10억 원가량 돼 가격 논란이 거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또 애초 상륙한 지상군 화력지원용으로 설계된 줌월트급 구축함의 임무가 원거리의 적 함정을 격파하는 쪽으로 바뀌면서 화력체계 역시 SM-6와 MST 등으로 전환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 해군은 애초 배수량 1만6천t 규모의 줌월트급 구축함을 32척 확보할 계획이었으나, 척당 건조비가 5조 원가량 투입되면서 이를 세 척으로 줄였다.

 이에 따라 초도함인 줌월트는 2016년 10월에 취역했고, 2호 함인 몬수르도 곧 취역할 예정이다. 3호 함인 린든 존슨 함은 현재 건조 중이다. 연합

▲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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