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을 국악버전으로 편곡하자고 제안해서 이 곡으로 벚꽃축제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어요. 근데 때마침 벚꽃이 흩날려서 관객 반응도 좋고, 그림도 좋고, 일석이조였어요. 이처럼 저희는 다양성을 갖고 뮤지컬 음악, 창작 국악 등 서양 오케스트라처럼 복합적인 장르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경기도를 대표하는 국악예술단, 경기도립국악단 조한규 주임PD(36)의 말이다.

도립국악단의 초청공연 및 재능기부 활동 등의 업무를 맡고있는 조 PD는 2015년 처음 국악단에 들어왔을 때, 비전공자로서의 어려움을 온 몸으로 겪어야만 했다. 그가 알고 있는 악기 이름은 거문고와 가야금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많은 공연을 거치며 악기와 관현악 구성, 사물, 판소리 등의 캐릭터 등 특성을 파악하고, 하나씩 기획해 나가면서 적응해 갔죠. 국악에 대한 관심도 훨씬 커졌어요. 그 전에는 그냥 한복입고 국악기 연주하는게 다인줄 알았거든요.”

조PD는 특히 경기도내 다문화 학생들에게 무료로 국악 강습을 해주는 재능기부 프로그램, 다야금 앙상블에 대해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를 쏟아냈다.

“다야금 앙상블은 국악으로 다문화 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이 하나되고,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예요. 그런데 지난해 결과 발표회에서 핑크색 한복을 입은 아이가 히잡을 쓰고 무대에서 가야금을 연주하는데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어색하지도 않고 너무 예쁘고 해맑았어요. 음악을 즐기는 모습을 보니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뿌듯함이 몰려왔어요.”

조 PD는 도립국악단이 소외된 곳에서 어르신들이나 장애인, 분교에 있는 어린이들을 위한 찾아가는 공연을 할 때마다 울컥한다고 말한다. 휠체어를 타고 오셨던 어르신들이 벌떡 일어나 흥에 겨워 춤을추시는 것처럼 관객 마음에서 우러러나오는 감동을 느낄 수 있어서다.

무대 뒤에서 묵묵히 국악단원들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하는 PD, 특히나 조 PD는 공연에 아쉬운 결과가 나오면 모두 자기 탓인 것 같아 안타깝다.

“하나라도 더 신경을 써서 공연을 고퀄리티로 해내고 싶은데, 쉽지는 않네요. 무대에 오르는 단원들을 위해 소통하고, 그들이 자신의 실력을 맘껏 뽐낼 수 있게끔 더욱 신경쓰고 돕도록 노력해야겠죠.”

조 PD는 마지막으로 경기천년의 해를 맞이한 도립국악단의 의미를 전했다.

“음악의 역사는 더 오래됐겠지만, 도립국악단에도 경기도 천년의 역사가 어느정도 묻어있다고 생각해요. 경기천년은 지난 천년을 기념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의 천년을 바라보는 경기도립국악단의 새로운 시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김수언기자/soounchu@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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