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로우키' 기조 유지, 임원 업무보고는 받는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석방된 지 열흘째인 14일도 공식 일정 없이 경영 복귀를 위한 준비를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방 직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 해외 출장 등 첫 공개 행보를 놓고 여러 관측이 나왔으나 아직도 추후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게 삼성측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15일부터 시작되는 설 연휴에도 외부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의료원에서 와병 중인 부친 이건희 회장을 문안하는 등 가족과 시간을 보낼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그룹 계열사 임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석방 직후 이건희 회장이 입원한 삼성의료원을 찾은 것 외에는 외부로 공개된 일정은 전혀 없었다"면서 "일단 휴식을 취하면서 개인일정을 소화하는 동시에 경영 구상도 하고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들은 "이 부회장의 일정을 아는 사람은 극히 제한적이고, 삼성전자 임원들도 대부분 모르고 있는 데다 알려고도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 부회장이 삼성 서초사옥에 출근해 임원들로부터 사업 현안 보고를 받는 등 이미 업무를 보고 있다는 추측도 나왔으나 이에 대해 삼성측은 "확인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석방 이튿날 오전 이 부회장의 첫 출근에 대비해 40~50명의 기자가 몰렸던 서초사옥 1층 로비에서는 이날 취재진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으며, 직원들도 평소와 같이 차분한 분위기에서 출근하는 모습이었다.

이처럼 이 부회장의 '잠행'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것은 항소심 판결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첫 공식 일정을 어떤 식으로 진행하느냐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파격적인 '신뢰 회복' 방안을 내놓으면서 등장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내놨으나 이에 따른 불필요한 논란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공식 일정은 늦어지고 있으나 이 부회장은 가족, 친지와의 시간을 보내는 한편 임원들로부터 수시로 업무보고를 받는 등 경영 일선 복귀를 위한 준비 작업은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언제가 됐든 경영에 복귀해야 하는 만큼 옥중 경영구상을 구체화할 방안을 놓고 여러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당분간은 로우키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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