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108개교 9천486명 참석… 지원경비 제한돼 선택 폭 좁아
오후 8시 이후 끝나는 경기도… 학생들 귀가위해 학부모 호출

경기도 내 초·중·고 학생들이 평창 동계올림픽 학생 관람석을 채우기 위해 동원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중부일보 2017년 10월 13일자 23면 보도)가 현실이 됐다.

학생들이 평창 올림픽 경기 관람을 진로체험학습 명목으로 떠나지만, 정작 일부 경기가 야간시간대에 야외에서 이뤄지는 비인기 종목을 관람하거나 관람할 예정어서다.

13일 교육부,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2018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에는 경기도 내 초·중·고·특수학교 108개교 9천486명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앞서 교육부는 학생 체육분야 진로체험학습 기회를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학생 현장체험학습 수요 조사’를 실시한 뒤 참여 학교에 학생 1인당 입장권 구입비, 차량 임차비, 식사비 등을 포함한 10만 원을 경비로 지급했다.

그러나 해당 금액으로 예매할 수 있는 종목이 많지 않다 보니 일부 학교는 야간·야외 경기를 예매한 경우가 많았다.

실제, 도내 학교에서 관람을 진행하겠다고 선택한 92개 경기 가운데 35개가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등 야외에서 이뤄지는 경기였다. 오후 8시 이후 경기가 끝나는 야간종목도 14개에 달했다. 그나마 실내에서 관람하는 경기는 컬링, 아이스하키 등이 대부분이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학교는 야외 경기를 예매하는 대신 경기 관람시간을 20분으로 대폭 줄이기도 했으며, 야간 경기로 인해 학교 도착시간이 늦어질 경우 학부모가 직접 학교로 찾아와 학생들을 데려가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도내 한 중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보고싶은 경기를 예매해서 볼 수는 없었다”면서 “실내 경기는 애초에 많지도 않고, 선택할 수 있는 경기도 야간 또는 야외 경기가 대부분이서 그나마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야외 경기를 관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른 학교 관계자는 “평창올림픽 체험이 학생들에게는 의미있는 경험이 될 것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지원된 금액으로는 선택할 수 있는 종목이 별로 없었고, 야간경기 또는 야외경기 중 하나를 선택하다 보니 그나마 학교에 빠르게 도착할 수 있는 야외경기를 예매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예산의 경우 여러 의견을 수렴해 결정한 사항이었다. 학생들 전부에게 인기 종목을 관람할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이를 전부 지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그래도 학생들이 빠르게 귀가할 수 있도록 7시 이전 경기를 구입하도록 안내했으며, 학교 도착 후 학생들 안전 문제에 대해서도 철저한 관리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변근아기자
▲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