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커처 전문 작가인 정창규(35), 임소연(32) 씨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부천시의 주선으로 평창올림픽이 개막한 9일부터 이곳에서 세계 기자들의 그림을 그려주고 있다.
MPC뿐만 평창선수촌, 강릉선수촌, 강릉 올림픽파크 내 라이브사이트에도 각각 2명의 작가가 배치돼 같은 임무를 수행 중이다.
이들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수고료를 받는 대신 손님들에게는 무료로 그림을 그려준다.
업무를 시작한 첫날에는 조금 한산했지만, 이후 하루가 다르게 손님이 늘어나 이제는 말 그대로 ‘인기폭발’이다.
작가 1명당 하루에 맞는 고객은 최대 15명으로, 태블릿용 펜으로 모니터에 그림을 그린 뒤 프린트해서 선물한다. 작품 1개를 마무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0분 정도다.
정 씨와 이 씨는 상명대 만화과 선후배로 만나 부부의 연을 맺은 사이다.
캐리커처는 사람의 특징을 과장해서 익살스럽게 그리는 그림이다. 부부는 가장 기억에 남는 고객으로 한 흑인 사진기자를 꼽았다.
정 씨는 12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평소 주로 우리나라 사람을 포함한 동양인만 그리다가 여러 인종의 사람을 그리니 재미있다”며 “그 사진기자 분은 흑인 특유의 꼬불꼬불한 헤어 스타일을 하고 있어서 그리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며 웃었다.
부부는 한국이 두 번째로 개최한 올림픽에 이처럼 재능을 살려서 참여한다는 사실에 자부심도 느낀다.
이 씨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의 한순간을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이 영광스럽다”며 “폐막식까지 조금이라도 더 많은 분의 그림을 그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한테서 완성된 그림을 전달받은 한 미국인 기자는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며 “빨리 (폰으로) 이 그림을 찍어서 가족한테 보내줘야겠다”며 즐거워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