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2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문재인 대통령 방북 초청 이후 급속도로 제기되고 있는 남북정상회담 성사 여부를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요 변곡점”이라며 남북정상회담 필요성을 부각시킨 반면 자유한국당은 “한반도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는 남북정상회담은 무용지물”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민주당은 북한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의 방남을 어렵사리 마련된 남북관계 해빙 무드가 한반도 평화 정착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성급한 추진보다는 긴밀한 북미 공조, 북한의 전향적 태도 등 여건 조성을 위한 사전 노력을 필요하다며 신중한 접근도 제기됐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방북 제안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의미 있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추 대표는 “동맹국을 설득하고 남북정상이 만나야 한다. 남북대화와 북미대화가 동시 다발로 이뤄져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외교적 해법의 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우원식 원내대표도 “한미는 물론 중국과 러시아를 고려한 다각도 검토를 통해 결론을 내야 한다. 국제사회의 신뢰자산, 한미동맹이라는 튼튼한 울타리 안에서 적극적으로 한반도 운전자론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위장평화 공세’라며 각을 세우는 야당의 공격에는 정면으로 맞섰다.

우 원내대표는 “한반도 평화로 나가는 중요한 변곡점이다. 공격만 하는 일부야당의 색깔·이념공세가 찬물을 끼얹는 것은 아닌지 신중히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섣불리 남북정상회담에 응할 경우 한미동맹을 균열시키려는 북한의 전략에 말려들 수 있고, 현시점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이 아닌 강력한 대북제재를 통한 비핵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 위원장의 특사로 김 제1부부장이 2박3일 동안 방남했지만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논의가 없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서 “문재인 대통령은 2박 3일 동안 북한 김씨 왕조 세습공주님을 무려 4번이나 모셨다”면서 “4번을 모시는 동안 북핵의 ‘핵’자라도 꺼내보았나”고 몰아붙였다.

장 수석대변인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핵으로 우리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집단의 수괴들을 지극정성으로 모시는가. 정권을 위한 대접인가 아니면 국가를 위한 대접인가”고 반문한 뒤 “북핵 폐기가 전제되지 않는 대통령의 방북은 ‘핵 개발 축하사절단’으로, 이적행위”라고 비판했다.

김학용 국회 국방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가 전재되지 않는 정상회담은 무용지물”이라며 “북한이 먼저 정상회담을 요청했다는 것은 북한의 사정이 그 만큼 절박하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김재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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