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모자/첫눈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 소설이 되길 바랐어요. “누군가의 삶이 영화처럼, 소설처럼, 보일 수 있다는 건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가요. 그건 그들의 삶이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만은 않다는 반증이니까요.”

우리는 타인의 삶에 평가를 내릴 수 없다.

누군가는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일에도 슬퍼하는 사람이 있고, 힘든 일을 겪어도 대수롭지 않게 웃어넘기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타인을 이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책 ‘숨’은 늘 곁에 있었지만 주목받지 못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저자는 우표를 사는 할아버지, 오피스텔 경비원, 폐지 줍는 할머니 등 평범해서 주목 받지 못했던 사람들을 이야기 속으로 데려왔다. 그들의 삶은 소설인지 현실인지 착각할 만큼 비현실적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현실로 다가오기도 한다. 저자는 그들을 덤덤하게 묘사해나간다.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문장에서, 그들의 행복과 불행을 구분하지 않는 태도에서, 저자의 진정성이 엿보인다. 현실인 듯 아닌 듯 착각하게 하는 점은 ‘소설 같은 에세이’라고 느끼게 한다. 값 1만3천 원.

김수언기자/soounchu@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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