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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규제, 비정상의 정상화차원에서 이제 손볼때가 됐다

2018년 02월 11일(일)
송석준

무술년 새해가 시작된 지도 벌써 한 달여가 지나고 있다. 새해에 거는 국민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크다. 2018년은 대한민국 정부수립 7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기 때문일 것이다. 대한민국은 가장 짧은 기간에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고도성장과 정치민주화라는 양대 발전을 이루어 냈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선진국의 추격자(Fast Follower)로서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 냈다. 하지만, 이제 세계는 우리에게 새로운 것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저성장의 늪에 빠진 세계경제의 활력회복을 위한 변화와 발전의 핵심역할을 수행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더 이상 추격자가 아닌 선도자(First Mover)로서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ICT산업 등 많은 영역에서 우리는 세계경제 선도자로서의 역할과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국가 간 치열한 경쟁상황 속에서 선도자로서의 길을 간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길이다. 과거에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차원의 변화와 노력을 요구한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어떠한 큰 포부와 이상도 기본이 안 되어 있으면 모두가 허상이 되기 십상이다. 우리는 4년 전에 세월호참사의 쓰라린 상처의 기억을 갖고 있다. 어린 학생들의 희생을 보면서 온 국민이 안타까워하고 자성해야 한다고 맹세들 했다. 하지만 바뀐 게 뭐가 있는가? 새 정부는 세월호참사의 교훈을 되새기며 진정으로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안타깝게도 현실은 세월호 참사 이전과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아니 그 때보다도 더 후퇴 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지난 12월3일 발생한 영흥도 낚싯배 침몰사고는 우리사회의 총체적인 난맥상을 보여준다. 급유선이 낚싯배를 덮치는 형국으로 사고가 났다. 구조대 출동은 구조선 고장으로 골든타임을 놓친 후에 도착했다. 사고원인에서부터 구조과정까지 모두가 엉터리다. 정부예산을 들여다보면 더욱 한심하다. 세월호 교훈이 있었음에도 해상교통관제(VTS)구축운영예산과 수색구조역량강화, 연안구조장비도입 예산은 전년보다 평균 40%이상 크게 감축되어 편성되었다. 거꾸로 대응한 것이다. 이뿐인가? 12월과 1월 하순에 발생한 제천화재참사와 밀양 병원 화재참사는 기본을 지키지 않는 우리사회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기본을 지키지 않는 사회, 기본을 무시하는 사회에서 무슨 변화와 혁신을 기대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 모든 것이 비정상이다.

세계가 우리에게 선도자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하루 빨리 비정상적인 상황들을 정상화 시키는 것이다. 특히,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들의 일자리문제를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혁파하여 정상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새 정부 들어 더욱 늘어 9.9%에 이르고 체감실업률이 21.9%라고 한다. 이러한 원인 뒤에는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고 있는 규제가 있다. 수도권 규제가 그 핵심중의 핵심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의원은 20대 국회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을 시작하면서 제1호 법안으로 수도권정비계획법 폐지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물론 수도권규제를 현단계에서 완전철폐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시대변화에 맞지 않게 과도하고 불합리한 수도권규제는 개선할 필요가 있다. 과도한 수도권규제는 우리의 미래 먹거리 전략산업의 발전을 막고 유망기업을 아예 외국으로 내모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그 한 예를 보자. 수도권정비계획법이 만들어지기 전에 경기 이천에 입주한 샘표 간장은 해외에서 그 상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수출물량을 이미 확보하고 부지도 마련해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6만㎡ 이상의 공장 증설을 금지하는 수도권규제에 묶여 답보 상태이다. 많은 일자리 창출의 기대가 무너지고 있다. 지난 1980년대 초 제정된 이후 30년이 넘도록 신성불가침 영역으로 남아 있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이 이제 시대에 맞게 철폐되는 정상화 조치가 절실하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은 그간 세계 경제의 변화와 우리사회의 변화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채 낡은 규제로 남아 수도권 자체 경쟁력은 물론 국가 전체 경쟁력을 저해하고 있다. 물론 수도권정비계획법 폐지에 대해서는 수도권의 논리와 비수도권 논리가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다. 이러한 대립구도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여기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일본, 프랑스, 영국 등 많은 선진국들도 이러한 진통을 겪으면서도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해 수도권규제를 과감하게 걷어냈다. 우리도 이젠 변해야 한다. 상생과 조화의 정신으로 수도권과 지방의 공동이익을 증대시키며 켜켜이 쌓여온 갈등과 대립구조를 해소해 나갈 수 있다. 30여년 규제를 하면서 지방으로 갈 기업과 기관들은 거의 다 갔다. 수도권 규제 일부만 개선되어도 지방으로 갈 수 없는 기업들이 신설 또는 증설이 이루어져 양질의 새로운 일자리들이 생겨날 것이다. 세수 또한 늘 것이다. 이렇게 늘어난 일자리와 세수는 지방과 공유하고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사회에서는 수도권규제만 존속되면 지방발전은 자연적으로 이루어진다는 막연한 믿음이 교조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제는 이러한 막연한 믿음을 떨쳐내야 한다.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수도권 규제를 풀어 우리사회를 정상화시켜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나라의 막힌 경제혈관을 뚫고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을 키워야 한다.

본 의원은 그 동안 수차례 대정부질문 등을 통해 수도권 규제 혁파의 필요성을 끊임없이 역설해 왔다. 다행히도 얼마 전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일자리 창출을 위한 혁신성장을 내세우면서 수도권 규제 완화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수도권 규제 개선을 추진해 나갈지에 대해서는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볼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비정상의 정상화에 달려 있다. 이제는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에서 불합리하고 과도한 수도권규제를 손볼 때가 됐다.


송석준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