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예정대로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자신을 향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의 강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올림픽에 불참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참석 결정을 고수한 것이다.

이 전 대통령 비서실은 8일 입장문을 통해 “세 번의 도전 끝에 유치를 이뤄낸 지구촌 축제가 성공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참석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 전 대통령 측 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직 대통령으로서 대의적인 측면에서 올림픽에 참석하는 것이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청와대로부터 초청장을 받았을 당시만 해도 개회식에 참석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국정원 뇌물의 주범은 이 전 대통령’이라는 내용의 검찰 수사 내용 등이 공개되면서 불참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쪽에서는 올림픽 개회식 초청을 해놓고, 다른 한쪽에서는 검찰 수사로 망신을주고 있는데 무엇하러 개회식에 참석하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참모진 내부 회의에서는 이 전 대통령이 개회식에 참석하지 말아야 한다는 견해가 상당히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한 장본인으로서, 직접 국가적인 축제에 참석해 축하하겠다고 결정했다고 이 전 대통령 측 인사들이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이 이번에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하면 2015년 11월 김영삼 전 대통령 조문 이후 2년 3개월여 만에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게 된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는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가 이 전 대통령은 물론 친·인척까지 겨냥해전방위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재득기자/jdkim@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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