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철 "이시장 정책 갈등만 유발...당에서 일해달라" 선제 공격
이재명 "갈등없이 가능한 건 예수… 당 기여도 내가 최고다" 반격
조직력의 전해철과 인지도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내 경기지사 후보군 중 양강으로 꼽히는 이들 사이의 미묘한 신경전이 시작됐다.
두 라이벌은 자당 소속임을 의식해 완곡한 표현으로 포장해 상대방을 견제하고 있지만, 1:1 경쟁구도를 성립하면서 경선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포문은 전해철 의원이 먼저 열었다.
전 의원은 최근 각종 인터뷰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에 대해 “너무 많은 갈등을 유발한다”는 문장을 연이어 사용하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경기도 및 성남시의회와 정면충돌했던 이 시장의 시그니쳐 정책 ‘3대 무상복지’를 겨냥한 말이다.
전 의원은 “정책은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갈등이 생기면 실천할 수 없기 때문에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에 와서 일했으면 좋겠다”는 표현을 통해 이 시장에게 은근한 회유책을 펼치고 있다.
이 시장을 향한 전 의원의 이같은 제스쳐는 ‘2등 전략’으로 풀이된다.
인지도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재명 시장을 때림으로써 ‘당내 조직력’이라는 자신의 강점과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 의원의 공세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이 시장은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반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이재명 시장은 ‘갈등을 유발한다’는 전 의원의 지적에 “갈등 없이 할 수 있는 건 그건 예수님이 기적으로 하시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 시장은 “세상의 정치집단들이 하는 일은 모두 갈등이 있다”면서 “갈등없이 하는 건 정치가 필요 없이 그냥 하면 되는 것이다”고 반박했다.
‘당에 와서 일해달라’는 전 의원의 회유에 대해서도 “제가 민주당에 가장 기여를 많이 한 사람”이라며 “당 안에서 높은 자리를 한다는게 기여나 역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원으로서 최선을 다 하고 있고 이미 안에 있는데 더 안으로 들어오라는 뜻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역공을 가했다.
두 라이벌의 뼈 있는 설전이 시작되며 민주당은 본격적인 경선 모드에 들어가는 추세다.
한 정계 관계자는 “그간 서로에 대해 별다른 견제구를 던지지 않았던 전 의원과 이 시장이 맞붙기 시작하며 경선 초반 흥행몰이가 시작되는 분위기다”면서 “지금은 평창올림픽을 의식해 몸을 낮추고 있지만, 올림픽 기간이 끝난 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황영민기자/hym@joongb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