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과 추신수(이상 36)가 미국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함께 뛴다.

코리언 빅리거가 한 팀에서 뛰는 건, 네 번째다. 하지만 한국인 투수와 타자가 같은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를 누비는 건 사상 최초다.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서 LG 트윈스 선수들과 훈련하던 오승환은 7일(한국시간) 메디컬테스트를 받고자 텍사스의 홈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로 이동했다.

텍사스는 오승환과 ‘1+1년 최대 925만 달러(약 100억6천만원)’에 입단 합의했다. 메디컬테스트를 통과하면 구단이 오승환 영입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 속한 텍사스는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팀이다.

‘코리언 메이저리거 맏형’ 추신수는 2014년 7년 1억3천만 달러의 초대형 FA(자유계약선수) 계약으로 텍사스에 입단했다. 올해 5년째 텍사스에서 뛴다.

메이저리그 복수의 구단으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은 오승환은 동갑내기 친구 추신수에게 조언을 구했고, 텍사스를 최종 행선지로 정했다.

오승환은 박찬호, 추신수에 이어 세 번째로 텍사스와 메이저리그 계약을 한 한국인 선수가 됐다.

한국인 메이저리그 역사도 새로 썼다.

2005∼2006년 김병현과 김선우가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처음 한솥밥을 먹었고, 서재응과 구대성도 2005년 뉴욕 메츠에서 같은 유니폼을 입었다. 서재응은 2007년 류제국과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메이저리그 팀 동료로 뛰었다.

오승환과 추신수는 ‘역대 네 번째 한 팀에서 뛰는 코리언 메이저리거’로 기록된다.

최초의 수식어도 단다. 앞선 사례들은 모두 ‘투수’였다. 한국인 투수와 타자가 메이저리그 한 팀에서 뛰는 건, 사상 최초다.

또한, 팀 내 입지도 가장 단단하다.

추신수는 텍사스가 구단 행사를 치를 때마다 전면에 내세우는 스타 플레이어다.

오승환도 텍사스 마무리까지 노릴 수 있는 핵심 멤버가 될 전망이다.

텍사스는 2017년 불펜 평균자책점 4.76으로 아메리칸리그 15개 구단 중 14위에 그쳤다.

비시즌에 마운드 보강에 힘쓴 텍사스는 불펜진에도 오승환을 추가했다. MLB닷컴은 “알렉스 클라우디오가 텍사스 마무리로 2017시즌을 마쳤지만, 올해는 다시 불펜으로 이동할 수 있다”며 맷 부시, 키오니 켈라, 토니 바넷 등을 오승환과 마무리 투수 자리를 놓고 경쟁할 투수로 언급했다.

바넷은 2015년 일본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뛰며 당시 한신 타이거스 마무리였던 오승환과 공동 구원왕에 오른 인연이 있다.

오승환이 텍사스 마무리 자리까지 꿰찬다면, 동갑내기 투타 코리언 메이저리거는 다양한 장면을 한국 팬들에게 선물한다. 추신수가 결승타, 오승환이 세이브를 동시에 올리는 짜릿한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

한·미·일 개인 통산 396세이브를 올린 오승환이 400세이브를 채우고, 추신수의 축하를 받는 기분 좋은 상상도 할 수 있다. 연합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