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영우(오른쪽 두번째). 사진=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지구촌 최대 겨울스포츠 축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오는 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이번 대회는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이자, 일본 삿포로(1972년)·나가노(1998년)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개최되는 동계올림픽이다.

역대 최대 규모인 92개국 2천925명의 선수가 참가해 15개 종목에서 102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을 벌인다.

전 종목에 걸쳐 144명의 선수가 출전하는 한국은 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 등 메달 20개 획득을 목표로 내걸었다.

경기도에서는 여자 쇼트트랙 에이스 최민정(20·성남시청)과 봅슬레이 메달 기대주 서영우(27·경기도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피겨 차세대 주자 최다빈(18·군포 수리고)을 포함해 선수 44명이 9개 종목에 출전한다. 김선태(화성시청) 쇼트트랙 총감독과 주세기(경기도체육회) 루지 코치 등 지도자 5명도 참가한다.

성남 서현중-서현고 출신의 최민정은 여자 쇼트트랙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전관왕을 노리고, 남자 봅슬레이 2인승과 4인승 경기에 나서는 서영우는 우리나라의 첫 봅슬레이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이밖에 남자 쇼트트랙의 황대헌(19·안양 부흥고)·서이라(26·화성시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김민석(19·성남시청)도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겨냥한다.



최민정. 사진=연합
▶ 한국 쇼트트랙 사상 첫 4관왕에 도전하는 최민정

여자 쇼트트랙 간판 최민정은 500m와 1천m·1천500m·3천m계주 등 출전하는 모든 종목에서 금메달을 조준한다. 고교 시절에는 ‘제2의 심석희’로 불렸지만 지금은 심석희를 뛰어 넘는 대표팀의 대들보로 자리 잡았다. 서현고 2학년이던 2015년 3월 처음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쟁쟁한 실력자들을 제치고 종합 우승을 차지한 뒤 이듬해 대회 2연패를 달성하는 등 꾸준히 입지를 다졌다. 2017~2018시즌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4차 대회에서도 금메달 8개를 수확하며 올림픽 전망을 밝혔다. 뛰어난 순발력을 앞세워 한국 선수들의 취약 종목이던 500m에서도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전관왕 후보로 떠올랐다. 역대 올림픽에서 우리나라의 500m 최고 성적은 3위. 1천m와 1천500m가 주종목인 최민정이 500m를 제패하면 사상 첫 전관왕 달성도 무리한 목표는 아니라는 평가다.


황대헌. 사진=연합

▶ 남자 쇼트트랙의 무서운 신예 황대헌

올림픽 무대를 처음 밟는 황대헌도 모든 종목(500m·1천m·1천500m·5천m계주)에 도전장을 냈다.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있는 1천500m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2014년 소치대회 때 ‘노메달’의 수모를 겪은 남자 대표팀은 황대헌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황대헌은 안양 안일초-부림중 시절부터 전국대회를 휩쓸며 두각을 나타냈다. 2016~17시즌 ISU월드컵 시리즈를 앞두고 처음 성인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린 황대헌은 월드컵 출전 엔트리에서 후순위였으나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기회를 잡았다. 이후 2차 월드컵 1천m에서 1분20초875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했고, 6차 대회 땐 1천m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대표팀 선발전에서는 2위에 올라 선배들을 제치고 평창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2017~18시즌 월드컵 시리즈 1천500m에서 금2·은2개로 활약하며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김민석. 사진=연합
▶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차세대 주자 김민석

김민석은 1천500m와 팀추월에서 메달에 도전한다. 2014년 16세에 최연소 국가대표에 뽑힌 김민석은 한국 빙속을 이끌 차세대 재목으로 평가 받는다.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에 올랐고, 지난달 출전한 전국동계체전에서는 3년 연속 4관왕을 달성했다. 특히 1천500m의 세계 경쟁력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2월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1천500m에서 1분46초05로 5위를 차지했는데, 동메달을 따낸 ‘월드스타’ 스벤 크라머(네덜란드)와 단 0.55초 차이였다. 지난해 11월 월드컵 2차 대회 1천500m에서는 1분45초43로 골인, 3위에 0.06초 뒤져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전문가들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올림픽 메달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진단한다.


사진=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 서영우, 한국 봅슬레이 사상 첫 메달 도전

서영우는 원윤종(강원도청)과 호흡을 맞추는 2인승에서 금메달을 겨냥한다. 4인승에선 동메달을 노린다. 서영우가 봅슬레이를 시작할 때 한국은 썰매 불모지였다. 평창올림픽 유치 확정 이후 훈련 여건이 조금씩 개선됐고, 2014 소치 대회에서 18위(2인승)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2015~16시즌에는 월드컵에서 잇따라 시상대에 서며 세계랭킹 1위를 찍었다. 하지만 2016~17시즌에는 올림픽 모의고사격인 세계선수권에서 21위까지 처질 정도로 주춤했다. 이번 시즌 1~3차 월드컵에서는 10위와 13위, 6위를 각각 기록했다. 남은 월드컵을 포기하고 일찌감치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실전 훈련을 소화한 서영우는 홈 이점을 살려 반드시 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각오다.


사진=대한루지경기연맹 

▶ 태극마크 달고 ‘꿈의 무대’ 출전하는 프리쉐

경기도체육회 루지팀의 창단 멤버인 아일린 프리쉐(26·도체육회)도 많은 기대를 받는다. 루지 최강국인 독일 출신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기 위해 2016년 12월 특별귀화로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2011~12시즌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2관왕에 올랐고, 2012~13시즌 월드컵에서 한 차례 동메달을 수확했다. 2015년 독일 대표팀에서 탈락한 뒤 한동안 공백기를 보냈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꾸준히 국제무대에서 기량을 끌어올리며 올림픽을 준비했다. 이번 시즌 월드컵 성적은 입상권 밖이라 메달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경험이 많은 만큼 여자 싱글에서 ‘깜짝 메달’도 노려볼 수 있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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