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오픈 4강 달성의 쾌거를 이룬 정현이 2일 오후 수원 삼일공고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김동수 교장,재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금보기자
“앞으로 저와 후배들을 같이 응원해주세요.”

호주오픈 4강 신화를 쓴 정현(29위·한체대)이 모교인 수원 삼일공고를 찾아 후배들을 만났다.

지난 2일 오후 환영식이 열린 삼일공고 강당에는 교직원과 학생, 동문, 시민들이 모여 한국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쓴 정현을 뜨겁게 반겼다.

정현은 이날 아버지 정석진 전 삼일공고 테니스부 감독과 함께 학교를 찾았다.

강당은 행사 1시간 전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각종 환영 문구를 새긴 현수막이 벽을 장식했고, 정현 2행시 등 톡톡 튀는 손팻말을 들고 온 학생들도 많았다. 정현이 모습을 드러내자 강당이 떠나갈 듯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정현은 “호주오픈이 끝나고 꼭 학교를 방문하고 싶었는데, 이제야 오게 됐다. 이런 뜻 깊은 자리를 마련해줘 정말 고맙다”며 화답했다.

먼저 김동수 삼일공고 교장 등 교직원이 정현에게 꽃다발을 안겼고, 테니스부 후배들과 동문회, 시체육회, 시테니스협회에서도 선물을 건네며 환영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자필로 쓴 ‘日新年豊(일신연풍)’을 큼지막한 액자에 담아 선물했다. 일신연풍은 수원시의 올해 화두로 ‘나날이 새롭게 해 풍요로운 시절을 열어간다’는 뜻의 조어다. 염 시장은 “세계랭킹 10위권 진입도 머지않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더 승승장구할 수 있게 수원 시민이 한마음으로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은 라켓과 대형 테니스공, 모자를 학교에 전달했다.

정현은 이어진 후배들과의 질의 응답시간에 숨겨둔 ‘입담’을 과시했다.

“라면을 끓일 때 면과 수프 중 어느 걸 먼저 넣느냐”는 엉뚱한 물음에 “컵라면을 먹기 때문에 대답하기 어렵다. 대신 컵라면은 누구보다 맛있게 할 자신이 있다”고 말하며 좌중을 웃겼다. 또 다른 후배가 이상형을 묻자 “1년 내내 투어를 다니느라 연애할 시간이 없다”면서도 “그래도 예쁜 여자가 좋은 것 같다”며 수줍게 웃어보였다.

징크스를 묻는 테니스부 후배에게는 “징크스는 딱히 없고 양치 후에는 물로 6번을 헹구는 습관이 있다”고 답했다.

정현은 이날 사인·사진 공세에 시달리는 등 큰 인기를 누렸다.

정현은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열심히 운동하는 후배 선수들도 많이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정현은 부상이 빠르게 호전돼 당초 출전하려 했던 ATP 투어 소피아오픈과 12일 막을 올리는 뉴욕오픈에는 참가하지 않지만 이르면 19일 시작하는 델레이 비치오픈부터 코트에 복귀할 전망이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사진=김금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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