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라이언 피어밴드, 더스틴 니퍼트. 사진=kt wiz
한솥밥을 먹게 된 두 ‘에이스’가 어떤 시너지효과를 만들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kt wiz의 ‘원투펀치’ 라이언 피어밴드(33)와 더스틴 니퍼트(37) 이야기다. 

지난 시즌 kt의 에이스는 피어밴드였다. 피어밴드는 마구로 불리는 너클볼을 앞세워 8승(10패)·평균자책점 3.04의 성적을 냈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수는 많이 올리지 못 했지만,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며 kt의 첫 타이틀 주인공이 됐다. 위상도 달라졌다. 지난 시즌보다 37만 달러 많은 105만 달러에 재계약한 게 단적인 예다. 2016 시즌 후에는 재계약마저 불투명했다. 

니퍼트 역시 지난 7년간 두산 베어스에서 에이스로 활약한 KBO리그 대표 외국인 투수다. 2016년에는 다승(22승), 평균자책점(2.95), 승률(0.880) 부문에서 1위에 올라 정규리그 MVP(최우수선수)와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다. 구위가 떨어졌다고 평가 받은 지난해에는 179.2이닝을 던져 14승(8패)·평균자책점 4.04을 기록했다. 올 시즌 6승을 보태면 외국인 선수 최초로 100승 고지를 밟게 된다. 두산과 재계약에 실패하며 은퇴 위기에 놓였던 만큼 자존심 회복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지난 3시즌 동안 많은 외국인 선수가 kt를 거쳐갔지만 국내무대에서 검증된 자원으로만 새 시즌을 치르는 건 처음이다. 

kt는 두 선수의 ‘차이’에서 시너지효과를 기대한다. 

피어밴드는 좌완, 니퍼트는 우완이다. 투구와 경기 운영 스타일도 다르다. 피어밴드는 너클볼과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으로 타자를 공략하는 반면 니퍼트는 큰 키(203cm)를 활용해 아래로 내리 꽂는 직구로 승부를 건다. 김진욱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사실상 1·2선발은 의미가 없다. 성격이 다른 투수들인 만큼 상대와 상황에 따라 기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개막전에 누가 등판할지도 알 수 없다. 보통 개막전에는 팀을 대표하는 투수가 마운드에 오른다. 감독들은 선발 투수 공개를 둘러싸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한다. 그만큼 상징성이 큰 경기다. 니퍼트는 두산에서 6번이나 개막전 선발로 나섰다. 피어밴드는 kt 유니폼을 입고 개막 경기에 등판한 적이 아직 없다. kt는 3월 24일 광주에서 KIA타이거즈와 시즌 첫 경기를 치른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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