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맹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어느새 주말이 찾아왔다.

아무리 추워도, 밖으로 나가 답답했던 일주일의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버리는 것이 역시 휴일의 묘미.

이번 주말에 가볼만한 경기도 여행지, 연천군에서 열리는 축제와 관광지를 찾아가 보면 어떨까.

연천은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곳이다. 연천에는 한반도에서 인간이 남긴 가장 오래된 흔적이 남아있다.

또한 DMZ와 인접해 있는 까닭에 아직도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고, 개발되지 않은 ‘맛’을 느낄수도 있다.

무엇보다 연천을 관통해 흐르는 임진강과 한탄강을 따라가면 흥미로운 선사시대의 유적들을 만나볼 수 있는 것이 포인트.

가장 오래된 역사를 품고 있는 연천으로 올 겨울을 즐기러 떠나보자.



▶전곡선사유적지

1978년 동두천에 주둔하던 주한미군 그렉보웬에 의해 발견된 이곳은 유적은 전곡읍 남쪽의 강이 감싸고 도는 현무암 지대에 분포해 있다.

그동안 17차례 이뤄진 발굴에서 6천여 점의 석기가 출토됐다. 재료는 대부분 강자갈이다. 특징적인 석기는 서양에서 주로 발견되던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다. 동아시아에서는 처음 발견됐다. 이로 인해 이 석기가 유럽과 아프리카에만 존재한다던 학설이 뒤집어지기도 했다.

주먹도끼가 발견되지 않았다면 한탄강변은 택지로 개발됐을지도 모른다.

77만8천296제곱킬로미터의 광활한 전곡선사유적지는 방문자 모두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선사체험마을에서 구석기인처럼 옷을 입고, 석기를 직접 만들어 감자를 깎거나 집을 지어보는 구석기 체험이 가능하다. 문의 031-839-2570.



▶연천 구석기 겨울여행

한반도 최초의 인류가 살았던 연천에서 펼쳐지는 ‘2018 연천 구석기 겨울 여행’축제가 다음달 4일까지 전곡리 유적에서 펼쳐진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이번 축제는 ‘2018년 겨울 연천에서 신나게 놀자’라는 슬로건으로 열린다.

마치 현재의 시계바늘을 빙하시대로 돌려놓은 것처럼, 전곡리 유적은 축제를 위해 ‘하얀 겨울나라’로 변신,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관광객들은 하얀 눈 위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겨울체험 뿐 아니라 구석기 ‘전곡리안’과 함께 바비큐를 구워먹는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

행사장은 테마별로 구성돼있다.

먼저 ‘환영의 마당’에서는 관람객을 반기는 다양한 눈조각 감상으로 축제의 시작을 즐길 수 있다.

‘공룡의 세상’에서는 눈으로 제작한 무대에서 ‘설원의 악사’라는 주제로 주말마다 소규모 공연이 개최되고, ‘동물의 세상’에서는 상상속 극지방 모습 조각 및 대형 이글루체험이 진행된다.

‘구석기세상’에서는 개막이벤트와 주말 지역문화공연, MC이벤트가 준비돼 있다. 또한 ‘환상의 세상’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환상의 동화나라 눈 조각을 만나볼 수 있다.

‘소망의 광장’에서는 신년 소망을 담은 소망지 달기, 얼음조각 포도존 등이 운영된다.

가장 인기가 높은 건, 길이 110m의 대형 눈썰매장이다. 썰매말고도 스노우보트, 눈놀이터, 얼음연못, 얼음설매장, 유아썰매장, 눈성미끄럼틀 등 남녀노소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겨울놀이터에서 겨울을 느껴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행사의 대표 프로그램은 나무꼬치에 생고기를 꽂아서 모닥불에 구워먹는 구석기 바비큐 체험과 선사체험, 구석기 퍼포먼스 등이다. 구석기 겨울여행이라는 주제에 맞게 구석기인들의 생활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빙어잡기체험, 어린이놀이동산 및 동키마차와 올해 처음 진행하는 열기구 체험은 가족단위 관람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의 031-839-2561.



▶전곡선사박물관

밖에서 실컷 놀았으면 이제 따뜻한 곳에서 몸을 녹여보는 것도 좋다. 구석기 시대를 그대로 느껴볼 수 있는 실내 공간을 찾아가 보자.

전곡선사박물관은 위에서 봐도 옆에서 봐도 일반적인 박물관이라고 생각되는 모양새가 아니다.

그만큼 독특한 건물인데, 이는 뱀 비늘을 모티프로 우주선과 아메바 모양을 합성한 외형이다. 선사시대로 떠나는 타임머신이란 박물관의 성격 그대로가 드러난다.

거대한 동굴 같은 전시장 입구에들어서면 고인류 모형 14개가 관람객을 맞는다. 고인류인 투마이,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호모하빌리스, 호모네안데르탈렌시스 등이 늘어서서 인류 진화의 과정을 보여준다.

박물관은 인류 진화 과정과 더불어 고인류의 생활상, 당시 자연환경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매머드 뼈로 만든 집, 사냥과 의복 제조 방법, 원시 동물 등을 전시한다.

동굴벽화 코너는 쇼베, 알타미라 등 프랑스와 스페인 등지의 구석기 동굴벽화를 현지와 유사한 환경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상설전시실의 전시 주제는 ‘시간여행’이다. 관람객은 바닥에 표시된 ‘시간의 선’을 따라 전시실로 들어서게 된다. 우선 1978년과 1979년, 연천 전곡리 유적지에서 발견된 최초의 주먹도끼가 전시되고 있다.

만일 내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였다면 어떻게 생겼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긴다면 전시장 내부에 설치된 타임게이트에서 입장할 때 받은 RFID칩이 삽입된 목걸이를 이용해 사진을 찍어보자.내 얼굴과 고인류의 모습을 합성해서 보여줄 것이다. 촬영한 사진으로는 ‘전곡 구석기나라’ 여권을 만들 수도 있다. 문의 031-830-5600.

김수언기자/soounchu@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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