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국내 첫 실업팀 창단 추진… 선수 23명 흡수
운영비 등 매년 15억씩 지원… 2020년 전용 아이스링크장 완공

▲ 국내 첫 여자 아이스하키 실업팀 창단 계획을 발표한 염태영 수원시장이 23일 오후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을 찾아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들에게 유니폼을 받고 있다. 사진=수원시청
수원시가 우리나라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들이 안정적인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국내 첫 여자아이스하키 실업팀 창단을 추진하면서 시민들에게 큰 찬사를 받고 있다.

1988년 창단한 우리나라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들은 각자 생업에 종사하다 국제대회가 열릴 때마다 소집돼 단기간 훈련을 거친 뒤 출전하는 과정을 반복해왔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23일 오전 수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업팀이 하나도 없어 올림픽을 마친 뒤 대부분 선수들이 돌아갈 곳이 없다는 애환과 팀 창단에 대한 소망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열악한 환경 속에 오로지 스포츠 정신으로 '빙판의 우생순'을 꿈꾸는 선수들과 함께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려고 한다"고 창단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결성된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은 평창올림픽의 평화유산"이라며 "수원시가 이런 역사적 의미를 계승 발전시키고자 수원시청 여자아이스하키팀을 창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시는 대한아이스하키협회가 운영하는 현 국가대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 23명 전원을 수원시청 여자아이스하키 실업팀으로 흡수해 올 하반기 창단할 예정이다.

소속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시는 매년 15억 원 가량의 인건비와 운영비 등을 지원한다.

창단 초기자금 7~10억 원은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아이스하키협회에서 일부 지원하는 방안을 시와 관계 기관이 협의 중이다.

훈련장은 기존의 충북 진천 국가대표팀 아이스링크를 사용하다 2020년 완공 예정인 '수원 복합체육시설' 내 아이스링크로 옮길 계획이다.

숙소는 수원시체육회관내 선수들이 사용하고 있는 2개층(4·5층) 중 사용되지 않는 공실을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국내에는 아이스하키팀이 없어 리그 운영 등 연습경기 등이 어려운 점과 관련해, 18개 클럽팀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일본 아이스하키 리그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올 상반기 창단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조례·규칙 개정을 마친 뒤 하반기 추가경정예산 편성 때 이를 반영, 창단작업을 마무리 할 예정이다.

시의 이 같은 계획이 발표되자, 염 시장의 결단에 대한 찬사와 함께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용인정)은 SNS를 통해 “염태영 시장님, 고맙습니다. 대한민국 첫 여자 실업 아이스하키팀, 수원시청 팀을 응원합니다. 화이팅”이라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또 익명의 시민들은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들을 주제로 한 영화 ‘국가대표2’ 포스터를 패러디 하는 등 수원시를 응원하는 게시글을 잇따라 올리며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김준석기자/joon@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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