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이 호주 멜버른의 로이드 레이버 아레나 센터 코트에서 정현이 세르비아의 노박 조코비치(Novak Djokovic)에게 승리 후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58위·삼성증권 후원)이 이제 ‘아시안 톱 랭커’ 자리까지 넘보게 됐다.

정현은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16강에서 전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를 3-0(7-6<7-4> 7-5 7-6<7-3>)으로물리쳤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 대회 8강이라는 업적을 이뤄낸 정현은 이날 승리로 전 세계 테니스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이틀 전 3회전에서는 세계 랭킹 4위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를 5세트 접전 끝에 3-2(5-7 7-6<7-3>2-6 6-3 6-0)로 꺾은 정현은 이날 조코비치까지 물리치며 즈베레프를 잡은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사실 테니스는 유럽이나 미국 등 서양 선수들이 강세를 보인 종목이다.

여자 테니스에서는 리나(중국)가 2011년 프랑스오픈, 2014년 호주오픈을 제패하며 세계 정상에 오른 적이 있지만 남자 테니스는 아직 아시아 선수들이 넘기에는 높은 벽이다.

이 대회가 개막하기 전 남자프로테니스(ATP) 랭킹에서 아시아 선수 중에서는 니시코리 게이(일본)가 24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고 스기타 유이치(일본)가 41위, 정현은 58위로 세 번째였다.

니시코리는 2014년 US오픈에서 준우승하며 아시아 남자 선수의 메이저 대회 단식 최고 성적을 보유한 선수다.

니시코리 역시 2014년 US오픈에서 준우승할 때 4강에서 조코비치를 3-1(6-4 1-67-6<7-4> 6-3)로 제압한 바 있다.

최근 부상 때문에 이번 대회에 불참했고, 세계 랭킹도 24위까지 밀렸으나 개인 최고 순위는 2015년 4위까지 기록했다.

정현과는 지난해 프랑스오픈 3회전에서 한 차례 만나 니시코리가 3-2(7-5 6-4 6-7<4-7> 0-6 6-4)로 이겼다.

하지만 세트 스코어 0-2로 뒤지던 정현이 3세트를 따내고 4세트에서도 게임스코어 3-0으로 앞선 유리한 상황에서 비 때문에 경기가 중단된 것이 변수로 작용했다. 니시코리로서는 떨어진 체력과 불리하게 흐르던 경기 흐름을 모두 되돌릴 기회가 됐다.

정현보다 7살이 많은 니시코리가 최근 부상으로 인한 하락세라는 점을 고려하면세계 랭킹에서 정현이 추월할 날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니시코리 이전에는 파라돈 시차판(태국)이 ‘아시아 톱 랭커’로 군림했다.

시차판은 2003년 윔블던과 US오픈, 2004년 호주오픈 16강이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이다. 세계 랭킹은 2003년 9위까지 오른 것이 자신의 기록이다.

ATP 투어 대회 단식 우승은 5회로 니시코리의 11회에 미치지 못한다.

이형택도 세계 랭킹 36위와 투어 우승 1회, 메이저 단식 16강 등으로 이들과 겨룰 만한 성적을 남겼고, 루옌쉰(대만) 역시 최고 랭킹 33위에 메이저 8강 한 차례 등을 기록한 선수다.

세계적인 톱 랭커 조코비치를 꺾고 메이저 대회 8강 고지를 밟은 정현이 이제 한국의 테니스 역사는 물론 아시아 테니스의 한 페이지도 당당히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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