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현·전직 국회의원부터 시도의원까지 두자릿수 예상
수원·고양·남양주시 등 비슷… "총선전 얼굴알릴 기회" 판단도

6.13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당의 경선 열기가 치열해지면서 명분보다는 실리를 택해 지자체장 선거에 뛰어드는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현직 지자체장들이 바로 대권에 도전하면서 암묵적으로 여겨졌던 정치벽이 이젠 허물어진 것 아니냐는 다소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반면 지자체장의 경우 막대한 행정적 책임이 수반되는 자리인데 총선 출마의 디딤돌로 이용될 경우 시정 공백의 여파가 크게 작용하는데다 자칫 이번 지방선거를 같은 당 후보자도 서로 맹비난하는 혼탁 선거로 이끌 수 있다는 부정적 시각이 공존하고 있는 상태다.

21일 성남·수원·고양 등 도내 각 지자체 지역정가에 따르면 도내 대도시권 지자체장 선거를 중심으로 전·현직 국회의원들의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이재명 시장이 일찌감치 도지사 출마 의사를 밝힌 성남 지역은 김병욱(분당을) 현 민주당 국회의원을 비롯해 은수미(19대·당시 새정치민주연합당) 전 의원, 18대 국회의원을 지난 신영수(18대· 당시 한나라당) 전 의원들이 성남시장 선거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여야 전·현직 도의원 후보군과 시의원 후보군 등 지역정치인들까지 포함하면 성남시장 출마 예상자는 두 자리 수를 훌쩍 넘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염태영 시장이 3선 도전 의사를 밝힌 수원시도 사정은 비슷하다.

염 시장의 3선 도전에 전직 국회의원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당내에서는 이기우(17대·당시 열린우리당) 전 의원이 이미 출마를 선언했고, 야당쪽에서는 김상민(19대·당시 새누리당)전 의원과 박종희(18대·당시 한나라당)전 의원, 김용남(19대·당시 새누리당)전 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출마자 명단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밖에도 고양시장에는 3선에 도전하는 민주당의 최성 시장에 맞서 김태원(18대·당시 한나라당)·박보환(18대·당시 한나라당) 전 의원이 시장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고 남양주시장에는 최민희(19대·민주당) 전 의원, 부천시장에는 차명진(17·18대 당시 새누리당) 전 의원 등이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예산이나 권한이 막강한 지자체장 선거에 국회의원들의 출마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대해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얼굴알리기에는 선거만큼 좋은기회가 없다’는 말이 아직까지 공식처럼 여겨지는 정치 현실에서 총선까지 2년을 앞둔 지금 이번 지방선거에 나가 떨어지더라도 자기PR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정무적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며 “다만 걱정되는 것은 후보군이 너무 난립하다보면 그에 따른 부작용이 분명 나타날테고 정치 신인들의 기회를 박탈하는 형국도 되기 때문에 각 당에서도 신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완태기자

▲ 사진은 지난 2일 전국 기초단체장이 공동신년사를 발표하는 모습.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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