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맞아 한국전쟁 당시 특별한 추억을 갖고 있는 캐나다 참전용사 3명이 한국을 방문했다.

전쟁통 속에서 열린 아이스하키 경기에 참가했던 데니스 무어(Dennis Moore·87)와 클로드 샤를랜드(Claude Charland·89), 존 비숍(John Bishop·87)이 그 주인공이다.

고령의 참전용사 3명은 지난 19일 파주시 파평면 율곡습지공원에서 개최되는 ‘임진클래식’ 재현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약 65년 만에 이곳을 다시 찾았다.

임진클래식은 한국전쟁 당시 파병 캐나다 군인들로 구성된 두 팀이 친목을 도모하고 향수를 달래기 위해 임진강 근처에서 열었던 아이스하키 경기다.

당시 캐나다 군인들은 겨울이면 임진강이 아이스하키를 할 수 있을 만큼 언다는 것을 알았고, 캐나다 국방장관이 군인들을 위해 직접 장비를 공수해줬다.

개막식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아이스하키 장교팀에서 뛰고 대령으로 예편한 클로드 샤를랜드씨는 “당시 임진강에서 아이스하키를 할 때는 고향인 캐나다를 생각했는데, 오늘은 이곳에 오니 그때의 한국을 떠올리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병팀에서 활약했던 데니스 무어씨도 “이런 순간이 오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면서 감격에 젖은 듯 두 눈을 감고 회상에 잠기는 모습을 보였다.

개막식에 참석한 에릭 월시 주한캐나다 대사는 개회사에서 “많은 분들이 잘 모르시겠지만 캐나다 군인들이 1952년과 1953년 추운 겨울 이곳에서 아이스하키 경기를 열면서 먼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랬다”면서 “이런 곳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의 성화봉송행사를 개최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캐나다는 한국전 당시 유엔연합군 소속으로 참전국 중 세 번째로 큰 규모인 2만6천791명의 병력을 파병했고, 그중 516명이 전사했다. 캐나다군이 참여한 주요 전투는 가평전투(1951), 임진강전투(1952)가 있다.

파주시장 권한대행 김준태 부시장은 개회사에서 “지금 보이는 경기장 뒤에 있는 철조망이 없어지는 평화의 날을 우리 모두 염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오후에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과 함께 한국팀 대 캐나다팀의 임진클래식 아이스하키 경기가 진행됐다.

성화봉송행사에는 에릭 월시 주한캐나다 대사, 이광재 전 경기도지사, 고재윤 한국 참전용사, 클로드 샤를랜드 캐나다 참전용사 등 4명이 참여했다.

박상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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