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라봉에서 바라본 노을
[주말 제주권 가볼만한 곳] 사라봉·별도봉·도두봉서 제주의 숨은 비경 관람

멀리 여행을 떠나기에는 시간이 빠듯하고 한라산을 오르기에도 부담스럽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

제주시내에서 산책을 하듯 가볍게 오를 수 있으면서도 아름다운 경치를 만끽할 수 있는 오름이 있다.

제주의 옛도심 제주목관아에서 동쪽으로 약 2㎞ 떨어진 곳에 봉긋하게 솟아오른 사라봉.

해발 148m 높이의 오름은 제주시의 역사와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과거 제주의 옛 관문인 화북포구와 인접해 있어 뱃길을 통해 들어오던 사람들을 가장 먼저 반기고 떠나는 사람들에게 아쉬운 마지막 손짓을 보내는 오름이 바로 사라봉이었다.

사람들은 사라봉이라 하면 가장 먼저 '낙조'를 떠올린다.

▲ 제주도심에 우뚝 선 사라봉과 별도봉
제주의 절경 10가지를 일컫는 영주십경 중 제2경이 바로 사라봉의 저녁 노을인 '사봉낙조'(紗峰落照)다.

날씨 맑은날 저녁 사라봉에서 바라보는 붉은노을은 제주시가지와 제주 앞바다를 형형색색으로 물들이며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한다.

해가 지고 난 뒤 깜깜해진 밤바다를 밝히는 '산지등대'는 사라봉의 또 다른 명물이다.

낙조에서 등대, 시가지의 불빛으로 이어지는 빛의 향연은 그야말로 황홀경을 자아낸다.

제주도 본섬에 최초로 세워진 유인등대 '산지등대'는 올해로 102년째를 맞는다.

사라봉에는 이외에도 망양정이라 불리는 팔각정, 제주도기념물 23호로 지정된 봉수대, 조선시대에 나눔을 실천한 제주의 대표적인 인물인 김만덕(1739∼1812)을 기리는 모충사 등이 있다.

▲ 별도봉과 낙조
사라봉 옆에는 별도봉이 마치 형제처럼 나란히 서 있다. 높이는 해발 136m로 사라봉보다 조금 낮지만 화산폭발 당시 별도봉이 먼저 만들어졌다.

사라봉에서 별도봉까지 해안선을 끼고 이어지는 산책로는 제주시 최고의 산책코스라 해도 손색이 없다.

산책로 아래로는 손에 잡힐 듯 검푸른 파도가 사시사철 넘실거리며 장관을 이루고 제주항 방파제와 화북·삼양으로 이어지는 해안선과 원당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라봉과 별도봉이 옛 제주의 관문과 연결된 오름이라면 오늘날 제주 관문을 지키는 오름은 도두봉이다.

제주국제공항 북서쪽 바닷가에 솟은 도두봉은 하늘길로 오가는 도민과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배웅한다.

높이 65m밖에 안되는 조그마한 오름이지만 봉우리 정상에 오르면 공항 활주로와 반대편에 펼쳐진 드넓은 바다를 모두 볼 수 있다.

사라봉 못지않은 멋진 석양을 감상할 수도 있고 쉼 없이 뜨고 내리는 비행기를 코앞에서 보는 광경도 색다른 재미다.

공항과 바로 맞닿아 있어 제주 관광을 마치고 돌아가는 비행기에 오르기 전 잠시 들러 아쉬움을 달래기에는 안성맞춤의 장소다.

인근에 맛집과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해안선을 따라 곧게 뻗은 해안도로에서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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