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1월 셋째 주에만 세 번 발령됐다. 미세먼지 저감조치는 자정부터 오후 4시까지 초미세먼지농도가 나쁨 수준인 1㎥ 당 50㎍을 넘고, 다음 날 미세먼지 농도도 나쁨 수준으로 예보될 경우 발령된다.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발령되면 수도권 지역 모든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은 차량 2부제를 시행하게 된다.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발령된 날이 홀수일이면 홀수차량이, 짝수일이면 짝수차량이 운행 가능하다. 서울시는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의 일환으로 대중교통 무료 운행을 실시했다. 서울시 버스와 지하철은 첫차부터 오전 9시까지,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이용자에 한해 무료 이용하도록 조치했다. 대중교통 무료운행을 통해 승용차 이용자가 대중교통으로 전환되는 효과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미세먼지가 높은 날에는 야외활동이나 외출을 자제하라고 TV에서 방송하는 상황에서 승용차 이용자들이 미세먼지에 더욱 노출되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일부 언론에서는 대중교통 무료이용으로 하루 5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되지만 효과는 미미하다고 비판하였다. 승용차 이용자들의 대중교통 전환효과는 추후 교통카드 자료를 분석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를 넘자 유가상승에 따른 근로자와 사업소득자의 경제적 어려움을 지원하기 위해 유가환급금 제도를 도입했다. 1인당 최대 24만 원, 3조 4천900억 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유가환급금 총액이 예산이 없어서 지연되고 있는 전국 대도시권의 광역전철 사업을 완료할 수 있는 규모였음을 고려할 때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서울시의 대중교통 무료운행도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수도권의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편리하도록 만드는 근본적인 미세먼지 대책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9월 미세먼지 문제해결을 위한 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미세먼지 배출원은 국내 배출과 국외 영향으로 구분되는데, 정부자료에 따르면 국내배출의 경우 수도권은 경유차 23%, 건설기계·선박 16%, 사업장이 14%를 차지했다. 특히 화물차가 자동차 부문의 60%를 배출했다. 국외영향은 계절이나 기상조건에 따라 상이하지만 중국 등으로 인해 30∼50% 정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세먼지의 특성상 인접 국가 간 협력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정부는 앞으로 오염도가 높은 우심지역을 중점관리하고 통합적·과학적 관리를 추진하며 인체 위해성 관리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수송부문은 노후 경유차를 조기 폐차하고 운행제한을 확대하며 LPG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선박 및 건설기계의 미세먼지 관리도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경기도는 2016년부터 알프스 수준으로 미세먼지를 개선한다는 비전을 갖고 ‘알프스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정확한 미세먼지의 진단과 알림, 사업장 미세먼지의 자율저감, 친환경 교통기반 확대, 해결기술 및 도민 참여, 봄철 비상대응 실시 등을 추진하는 전략이다. 특히 친환경 교통기반 확대를 위해서 노후 경유차 저공해화 지원, 에코도로 지정 운영, 버스 정류장 공기질 개선, 전기차 보급확대, 전기차 인프라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미세먼지의 주요 배출원인 노후 화물차 폐차 지원 사업 등은 중앙정부의 예산지원이 적극 필요하다.

수도권은 행정구역 경계 없이 사람들이 통행하고 있다. 대중교통이 불편하면 승용차 이용이 늘게 된다. 수도권에서 광역버스와 철도의 이용이 편리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3개 시·도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도심 혼잡을 야기시킨다는 이유로 서울시가 반대하는 광역버스 노선 신설 및 증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부도심 및 외곽에 환승센터를 만드는 사업이 우선 추진되어야 한다. 잠실역, 광교중앙역처럼 추운 겨울과 더운 여름에 버스를 편하게 기다릴 수 있도록 수도권 주요 지점에 환승센터를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버스가 신속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간선급행버스(BRT)도 확대해야 한다. 버스와 철도가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목적지까지 편리하게 접근하도록 계획하고 환승시간과 거리를 최소화하여 이용자 편의를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 보급도 적극 추진하여 미세먼지 없는 깨끗한 공기를 마음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수도권 대기환경을 기대한다.

조응래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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