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ay 판독 제대로 않고 수술… 계속된 통증에도 추가검진 부실
환자에 정신과 진료 권유하기도… 결국 좌·우 모두 인공관절 교체
병원 "피해자와 합의점 찾는 중"

경기도 소재 B종합병원이 환자의 X-ray를 보지도 않고 수술을 진행한 탓에 애꿎은 환자만 1년 넘게 고통을 겪어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병원측은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를 상대로 정신과 치료만을 권유했던 사실마저 드러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16일 B종합병원에 따르면 A씨는 2016년 9월 이 병원에서 척추 수술을 받았다.

당시 A씨는 고관절 통증도 겪고 있어, 해당 사실을 의료진에 알리기도 했다.

의료진은 “수술하면 괜찮아질 것”이라면서도, 고관절에 대한 치료는 병행하지 않았다.

추가 검진도 부실했다.

A씨는 수술 이후 화장실 조차 혼자 갈 수 없을 만큼의 고관절 통증에 시달려야 했지만, 병원측은 “정신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추가 검진은 진행하지 않았다.

그러나, A씨는 1년 뒤 집 근처 한 의원에서 고관절 ‘괴사’ 판정을 받아야 했다.

괴사 여부를 처음 확인한 담당의는 “당장 수술이 필요하고, 환자가 고통을 호소하는데 왜 추가적인 검진을 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A씨에게 큰 병원에서 당장 수술 받을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결국, A씨는 고관절 좌·우 모두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수술을 받았고 현재 회복을 위한 치료를 진행 중이다.

이를 두고 B종합병원의 부실한 의료행위로 애꿎은 환자의 고통만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적절한 처방과 검진만 이뤄졌어도, A씨가 상황이 지금처럼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해당 병원의 의료과실 문제도 드러났다.

척추 수술을 진행하기 전 찍은 X-ray에서 고관절 이상 소견이 확인이 가능했지만, 이를 정확히 살피지 않고 척추수술을 진행했던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의료진이 A씨 보호자에게 시인한 사실이기도 하다.

한 척추 관절 전문의는 “보통 수술 전 MRI, X-ray 촬영을 하는 이유는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살펴 수술시 발생하는 변수를 최소화해 합병증 등 의료 사고를 막기 위함이다”며 “그런데 이를 제대로 판독하지 않고 수술을 집도했다는 것은 의료인, 비의료인을 떠나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A씨는 “병원측이 합의금 명목으로 150만 원 가량을 건네려 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나는 합의금이 아닌 추후 나 같은 피해자가 더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B종합병원 관계자는 “현재 해당 피해자와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아기자
▲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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