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갑질을 넘어서 새로운 다른 그 무엇인가의 범주에 속할 수 있다. 어처구니없기까지한 한 장의 사진이 또 다른 분노를 사고 있어서다. 기아자동차 스포츠 문화센터의 갑질이다. 문화센터에서 지난 8일부터 본관 주차장에 기아차만 주차하도록 제한하고 있어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는 것인데 “기아차가 아닌 차량을 가지고 오신 분들은 좌측 약도에 위치한…” 한마디로 다른 곳에 주차하라는 안내문이다. 이렇게 기아 스포츠 문화센터가 광명 소재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 스포츠센터 본관 주차장을 기아차만 이용하도록 제한하는 것이 과연 대기업이 해야 하는 기업문화인지 되새겨 봐야 한다.

도대체 이런 발상들이 어떻게 지금까지 유지가 되고 있는지. 세월이 가고 있음에도 변할 줄 모르는 이런 갑질 문화들이 근절이 안되는 이유는 또 무엇인지 한심하기까지 하다. 일단 이곳에 오가는 이용객들의 분포도를 보면 과연 이런 안내문을 붙여도 상관없는지 가늠할 수 있다. 보도된 대로 기아 스포츠 문화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약 2천500여 명의 스포츠센터 이용객 중 기아 직원이 40%, 일반 시민이 60%를 차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40%의 직원에만 국한 하는 얘기로 다른 곳에 주차를 하라는 뜻으로 밖에 해석이 안되는 얘기다. 나머지 60%의 이용객들이 반발할 것이 뻔하고 최근 말이 많은 갑질 과도 연관이 있을 줄 몰랐다는 것인가.

처음의 세워진 문화센터의 목적과 부합하는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이것은 기히 한 기업의 비뚤어진 문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아직까지 자사에서 생산된 차량이나 물건들만 출입을 제한하는 건물들이 남아있고 이와 비슷한 일들이 도처에서 일어나는 탓이다. 알려진 대로 기아차는 직원 복지와 지역 주민의 건강증진을 목적으로 소하동 1233번지의 교육연구시설을 용도 변경해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의 종합체육 문화센터를 2006년 11월부터 운영 중이다. 그런데 갑자기 지난 8일부터 센터 본관 주차장 운영계획을 변경한 일이다. 이용객들에 의해서도 기존에는 주차장 이용에 제한을 두지 않았으나, 스포츠센터 본관 1층과 지하주차장에 기아자동차만 주차를 할 수 있도록 해 말썽이 일어난 일이다.

마치 국산차만을 이용해야 애국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구태의연한 얘기와 다르지 않다. 다른 브랜드를 이용해야 경쟁력이 높아지고 비교되어야 이용객이 증가하는 단순한 얘기들을 모르는가. 기아차가 아닌 차량은 스포츠센터 본관 주차장을 이용할 수 없고, 인근의 철골 주차장을 이용해야 하는 이용객들의 심정이 어떠하겠는가 말이다. 작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문제라 제기하는 얘기다. 더구나 철골 주차장 이용도 기아자동차 직원들의 주야간 출퇴근 시간에는 이용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생각이다. 자사 건물을 마음대로 하겠다는데 웬 말이 많냐고 할 수 있겠지만 기아는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굴지의 대기업이다. 분명한 자사 이기주의이며 고쳐져야 할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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