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차고 화합된 모습으로 재단과 우리의 미래를 준비할 것입니다. 지역의 사랑방같은 성남문화재단·성남아트센터가 될 수 있도록 지역주민과 함께 만들어가겠습니다.”

인구 97만의 대도시인 성남시의 문화발전을 견인하고 있는 성남문화재단 박명숙 대표이사는 올해의 화두로 축제와 생활문화를 택했다.

특히 성남문화재단의 사랑방문화클럽 등 생활문화와 동아리 활동은 전국적으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정부에서 실시하는 생활문화의 표본이 되기도 했다. 올해는 모든 성남시민들이 생활속에서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더욱 트랜드에 빠르고 품격있는 문화예술을 지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취임해 새해를 맞은 박 대표를 통해 올해 성남문화재단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본다.

-특별한 취임식을 가졌는데, 분위기가 궁금하다.

“특별한 취임식을 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 내빈 초청 없이 직원들과 보다 빨리 가까워지고, 대화를 통해 서로 소통하는 자리의 취임식을 가지고 싶었다. 딱딱한 분위기보다 음악과 이야기가 있는 따뜻한 취임식을 가지고 싶다는 의견을 담당자에게 전달을 했었다. 간단한 부탁 몇 마디에 재단 직원들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해 준비한 소규모 콘서트와 이색적인 토크쇼 형태의 취임식이 됐다. 취임식 현장에서 직원들과 현장에서 SNS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사랑 가득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이러한 감동과 메시지가 있는 기발한 취임식을 만들어준 직원들에게 감사드린다.”

-올해 성남문화재단 사업 중 특색 있거나 주목할 만한 사업이 있다면.

“주요 사업들은 기존의 큰 틀 안에서 진행하되, 여러 가지 융·복합장르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제는 관객들도 문화예술을 관람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참여하고 모두가 예술가가 되는 시대라 생각한다. 재단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문화예술을 접하고, 잠재된 능력을 개발해 키울 수 있는 문화예술 교육 사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성남시와 성남교육지원청 등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2019년 말에 완공예정인 ‘성남문화예술 교육지원센터’를 통해 청소년들을 비롯해 지역주민들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보다 체계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준비를 할 계획이다. 또 성남을 대표하는 페스티벌을 준비해 지역문화브랜드의 초석을 다질 것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장르별 우수한 공연물 중에서도 관객들에게 연령이나 성별에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을 성남아트센터뿐 아니라 중앙공원, 책테마파크, 탄천 등 지역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다. 이번 축제는 2019년 선보일 성남페스티벌을 준비하기 위한 자리이지만, 시민들이 함께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로 전국에 많은 지역축제들과는 차별화 된 성남만의 축제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성남페스티벌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된다. 좀 더 구체적인 계획을 말씀해 주신다면?

“재단에 부임하면서 축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고 조언도 많이 들었다. 성남페스티벌을 준비하는 기간이 1년도 안 되는 부족한 시간이지만 계획을 잘 세우고 시와 시의회 동의를 받아 준비를 잘 할 것이다. 성남페스티벌은 축제의 정체성을 확립시키고 성남 지역의 다양한 요구들을 조정, 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먼저 지역의 특성을 파악하고 경쟁력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사회의 협조와 동참의 정신적 기반을 다져야할 것이다. 따라서 성남페스티벌은 성남문화재단이 공연예술 중심의 축제를 준비하고 지역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조율해 나갈 것이다. 또한 성남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장르의 전문가로 구성된 성남시축제위원회를 통해 진행할 예정이다. 물론 실무는 성남문화재단이 하겠지만, 축제가 관광자원으로 발전을 하기 위해 축제전문가들과 지역사회의 의견을 모으고 성남시 전체가 합심해야 할 사안이라 생각한다. 이렇든 재단과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통해 2019년 페스티벌의 첫발을 내딛는 것이다.”

-성남문화재단의 생활문화 정책 사업들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인정해 각 지역에서 벤치마킹을 할 정도이다. 앞으로 더 활성화 시킬 방안이나 계획이 있다면.

“재단에서는 그간 성남문화예술지원사업, 사랑방문화클럽, 우리동네문화공동체만들기, 공공예술창작소 등 ‘시민이 만드는 문화도시’의 모토에서 운영이 돼 왔다. 이는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문화예술 활동을 펼치면서 자생적으로 살아 움직일 수 있도록 정책적 기반을 조성해 시민 모두가 문화예술의 삶을 누리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따라서 시민들의 자발성과 지속성을 높여주고 관련 장르와의 융합을 통해 문화연결자 역할을 이어받으려 한다. 시민들과 한층 더 가까운 곳에서 호흡할 수 있는 방법을 발굴해,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접하고 즐기며 자연스럽게 문화예술 수준을 향상시킬 것이다. 그러나 성남이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성장하려면 빠르게 변화하는 문화예술 트렌드 속에서 항상 앞서 나가야 한다. 성남의 문화적 품격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대중성만을 고집하기 보다는 고품격 예술을 지향해야 한다. 따라서 시민 문화예술 공동체에 전문 예술가를 개입시키고, 세계시장에 출품 할 손색이 없는 예술성과 경쟁력 있는 작품을 엄선하겠다.”

-무용을 전공한 대표로서 올해 재단에서 무용 작품을 만날 수 있는가.

“특정 장르를 중점적으로 소개하기보다는 관객들의 요구와 필히 소개해야 하는 작품이라면 선별해서 선보일 필요가 있다. 예술성과 대중성을 함께 추구하며 관객들에게 다양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최근에는 한 가지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해체와 통합으로 인한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이는 관객들이 예술 인식의 수준이 높으며 다양성 추구를 하기 때문이다. 특정장르 중심적인 공연예술을 선보이기보다는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융·복합 공연 프로그램들을 준비해 다채로운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미 무용은 종합예술로서 연극, 미술, 시, 음악, 패션, 무대미술, 미디어 등의 다양한 장르와 협력해 제작이 되는 현장예술이다. 우수한 콘텐츠가 있다면 다양한 전문가들을 통해 선별해 공연을 기획 할 것이다. 올해 대표 기획공연으로는 중국 문화부 소속 최대, 최고(最古)의 예술단체인 중국가극무극원과 뉴시어터의 선구자 로메오 카스텔루치의 작품을 선보인다. 다양한 기획공연이 있지만 그 중에도 기대를 모으는 작품들이다.

중국 4대 비극 중 하나로 중국가극무극원이 공연하는 ‘조씨고아(趙氏孤兒)’는 중국 내에서 연극을 비롯해 영화와 드라마로 널리 소개된 데다, 국내에서는 국립극단이 연극으로 올리며 더 친숙해졌다. 중국의 셰익스피어로 불리는 기군상이 집필해 원나라 잡극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역사극으로 자리 잡았을 뿐 아니라, 멸족당한 조씨 가문의 고아가 펼치는 이 복수극은 한국 연극에도 영향을 미쳤다. 무용극으로 재탄생한 명작을 오는 10월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만나보시기 바란다. 또 뉴시어터의 선구자라고 불리는 로메오 카스텔루치(Romeo Castellucci)가 ‘미국의 민주주의(Democracy in America)’로 오는 11월 내한한다. 유럽 전위극의 최전선에서 독특한 화법을 구사하고 있는 카스텔루치는 연극을 바탕으로 무용, 음악, 영상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융합하는 이탈리아 출신 연출가이다. 한국에 이미 다섯여 차례 내한해 독창적인 비주얼과 혁신적인 무대를 꾸며왔기에 이 이름이 익숙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우리 삶에 녹아든 소통의 체계와 민주주의의 본질을 새롭게 파고드는 이번 ‘미국의 민주주의’를 통해 거장의 시각과 방법론이 불러오는 신선한 충격을 다시 한 번 느껴보시기 바란다.”

-신년을 맞아 올해 계획과 새로운 비전이 있다면.

“2005년 성남아트센터가 개관하기 전인 2004년 12월 재단이 세워졌다. 창립 13주년을 맞은 재단이 그동안 이뤄 온 많은 성과들을 바탕으로 이제는 다시 한 번 새로운 미래를 향해 도약할 시점이다. 시무식에서 재단 직원들에게도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차고 화합된 모습으로 재단과 우리의 미래를 준비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시민이 행복한 성남’이라는 성남시의 모토처럼 시민들이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선보이며, 시민들의 문화적 향유를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문화재단, 시민들이 행복한 마음으로 찾을 수 있으면서 대표적인 명소로서 열려있는 문화예술 공간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2018년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차고 화합된 모습으로 재단과 우리의 미래를 준비해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직원들 역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을 지향해야하며, 일에 대한 자부심과 사명감을 갖고 문화예술의 사랑 나눔이, 즉 전도사의 역할을 해야 될 것이다. 또한 문화예술 교육을 통해 지역주민들이 예술적 교류 및 소통으로 문화예술 선진화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성남으로서 문화적 가치와 미래적 가능성을 높이겠다.

김동성기자/estar@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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