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가구·생활용품 물가도 새해 들어 '들썩'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맞물려 새해 들어서민들이 즐기는 먹거리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특히 인건비 부담이 큰 외식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두드러진다.

 업주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에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계 햄버거 체인인 모스버거는 지난 2일부터 데리야끼치킨버거, 와규치즈버거 등 버거 제품 5종의 가격을 평균 6.1% 인상했다.

 지난달에는 치킨 전문점인 KFC가 치킨, 햄버거 등 24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5.9% 올렸고, 죽 전문점 '죽 이야기'는 1일부터 버섯야채죽과 꽃게죽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1천원씩 인상했다.

 놀부부대찌개와 신선설농탕도 주요 메뉴 가격을 5.3∼14% 올렸다.

 외식업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서울 중구 신당동에서 쌀국수집을 운영하는 하 모 씨는 지난 2일부터 메인 메뉴인 쌀국수 가격을 3천900원에서 4천500원으로 인상했다.

 하 씨는 "식자재 업체가 인건비 부담을 반영해 가격을 올리는 등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모든 비용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며 "음식업종 특성상 주방 인원, 서빙 인원등 필수 인력이 있기 때문에 인원을 줄이기는 쉽지 않아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중화요리 식당을 운영하는 최 모 씨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하루 인건비가 10만원 가까이 더 늘었다"며 "어쩔 수 없이 짜장면부터 1천원 올렸고 요리 가격도 차례로 올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울 명동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하 모 씨는 가격 인상을 고민하고 있다.

 필수 인력만 쓰고 있어서 사람을 줄일 수는 없는 상황이고, 인건비를 감당하려면 가격을 인상하거나 내용물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내용물을 줄이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미안하고 가격 인상을 어떻게 할지 눈치를 보고 있다"며 "일대 상인들 너도나도 눈치를 보다가 누가 총대를 메면 다 따라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외식물가는 지난해에도 고공행진을 했는데 올해는 더 불안한 양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외식물가는 1년 전보다 2.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9%)보다 0.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외식물가가 껑충 뛰자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 5일 "최저임금에 민감한 외식 등 개인서비스를 중심으로 체감물가에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에 대비해 소비자단체와 함께 편승인상 방지를 위한 가격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먹거리 외에 화장품, 가구, 생활용품 등 각종 소비재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수입 화장품 브랜드 샤넬은 새해 들어 백화점 등에서 판매하는 총 326개 품목의향수와 스킨케어, 메이크업 제품의 가격을 평균 2.4% 인상했다.

 바비 브라운도 주요 품목인 립틴트의 가격을 평균 5% 인상했다.

 불가리 향수도 1일부터 유로화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을 이유로 주요 제품의 가격을 평균 4.6% 인상했다.

 현대리바트는 오는 15일부터 침대와 식탁류 가격을 3∼4% 올릴 계획이다.

 시몬스도 대리점에 공급하는 매트리스 10여 종의 가격을 5%가량 인상하기로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인상되자 사업주들이 인건비 증가에 따른 부담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어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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