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업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노동자 가운데 절반 정도는 아플 때도 출근한 경험이 있는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유통서비스·판매 노동자의 삶의 질 실태조사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올해 8∼9월 전국 유통매장 서비스 판매직 총 2천204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9.5%는 올해 업무상 질병을 겪었다고 응답했으며 이들 중 42.6%는 ‘간단한 치료가 필요한 질병’, 39.2%는 ‘지속적인 병원 내방 등 치료가 필요한 질병’, 18.4%는 ‘병원에 입원할 정도의 질병’을 겪었다고 답했다.

특히 업무상 질병을 겪었다고 응답한 이들 중 49%는 아플 때도 나와서 일을 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이들이 아픈 날 출근한 기간은 평균 5.2일로 나타났다.

업무상 질병을 겪은 이들 가운데 25%는 아파서 출근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출근하지 못한 기간은 평균 4.7일이었다.

김 위원은 이 같은 현상을 “노동 시간이 길어 ‘일과 삶의 균형(WLB)’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통업 서비스직 노동자들은 월 평균 8.4일, 주말에는 3일 정도를 쉬고, 평균 주 46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차 소진율은 55.1%에 그쳤다.

이 밖에도 전체 노동자 가운데 35.4%는 1개 이상의 질환을 앓고 있다고 답했다.

질환별로는 디스크(24.1%), 족저근막염(22.2%), 방광염(18.2%), 하지정맥류(17.2%) 등이었다.

김 위원은 “하지정맥류나 허리디스크, 방광염은 대부분의 하위업태 직종에서 확인되는데, 유통업 특성상 장시간 서서 일하거나 화장실 사용이 부족한 경우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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