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순간에 집중하지 않는 시간의 연속성과 순환성, 꿈과 현실, 의식과 무의식, 삶과 죽음이 하나로 공존하는 한국화의 전시가 펼쳐진다. 

구본아 한국화 작가는 오는 20일부터 27일까지 인천문화재단 우리미술관에서 전시 ‘아주 많은 것들의 시작과 끝’을 진행한다.

국내외에서 다수의 전시를 진행하며 한국화 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해온 구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서정적 시각 언어로 표현한 현대 수묵화와 채색화 40여 점과 설치작품 1점을 선보인다.

구 작가는 “시간은 ‘흐르지(전진)’ 않고 ‘돈다(순환)’ 꿈과 현실이 한 공간에서 벌어지고 의식과 무의식, 삶과 죽음이 공존한다. 생명체를 은밀히 품고 있는 잉태의 공간이다”라고 말한다.

작품들에는 이같은 작가의 의식이 그대로 드러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작품은 ‘태엽감는 새’. 일본의 유명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태엽감는 새’에 영감을 받아 작업한 작품이다.

개인의 이야기는 거대한 자연의 이야기 속 아주 작은 태엽일 수 있다고 생각한 구작가는 시간에 대한 거시적인 관점에서 작업에 접근했다. 태엽감는 새는 능동적인 시간 속에 조화를 이루는 자연과 인공을 이야기하고 있다.

구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설명을 소설 태엽감는 새의 한 구절로 대신한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훌륭하고 복잡하고 거대한 장치가 빈틈없이 세계를 움직인다고 생각하오. 하지만 그렇지 않소. 사실은 태엽감는 새가 영러 장소로 가, 가는 곳곳마다에서 조금씩 조그마한 태엽을 감아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 거요’

전시 관계자는 “시간과 삶을 서정적 시각언어로 표현한 구본아의 작품은 인천 만석동 구도심의 정서에 부합하며, 지역 주민들도 쉽게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한다”며 “전시를 통해 깊이 있는 현대 수묵채색화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말했다.

한편 전시는 무료로 진행된다.

김수언기자/soounchu@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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