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크레인 중심잡는 마스트, 3m·6m 두가지 규격 혼합사용
전문가 "균형 안맞아 붕괴위험"
국토부 "안전 문제… 현장 확인"

▲ 수원 광교신도시 한 공사현장에 위치한 BKT290 모델의 모습이다. 타워크레인의 몸통역할을 하는 마스트의 길이가 3m, 6m 두가지로 뒤섞여있다. 김금보기자

용인 물류센터 신축현장에서 발생한 타워크레인 붕괴 사고로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수원 광교신도시의 한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메뉴얼을 무시한 타워크레인이 설치·운용되고 있어 안전불감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2일 수원시에 따르면 A건설사는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광교신도시 내에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신축 중이다.

해당 현장에는 타워크레인 모두 6대가 사용 중인데, 이 중 1대의 타워크레인이 해당 크레인 제조업체의 ‘타워크레인 설치 메뉴얼’이 무시된 채 설치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문제의 크레인은 65m 높이로 설치돼 있었는데, 20m 높이까지는 6m 높이의 마스트가 사용된 반면, 나머지에는 3~6m 높이의 마스트가 복합적으로 설치돼 있었다. 마스트는 타워크레인의 몸통 역할을 하는 주요 구성품이다.

이 때문에 타워크레인이 기형적으로 설치돼 있다는 것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을 정도였다.

문제의 크레인 모델명은 BKT290으로,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3m 높이의 마스트는 사용되지 않는다.

이 같은 내용은 해당 크레인 설치 메뉴얼에도 명확하게 나와 있는 내용이다.

결국, 규격에 적합하지 않은 마스트가 설치된 불완전한 크레인이 공사현장에서 버젓이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현장을 본 한국노총 타워크레인 설치 전문가는 “일반적인 크레인은 제조 당시 때 부터 한 가지 종류의 마스트만 사용해 설치토록 돼 있다”며 “이를 무시할 경우 균형이 맞지 않아 무너질 수 있는 문제인데, 해당 크레인은 이를 지키지 않는 모습이 보여 현장 확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을 인지한 국토교통부는 관할 지자체에 문제의 현장을 확인할 것을 요청한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문제의 크레인을 설치한 업체를 상대로 조사를 한 결과, 이 업체는 3m 높이의 마스트를 사용해도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안전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어, 현장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문제의 크레인 설치 업체인 B건설 관계자는 “국내에 있는 BKT 크레인 대부분이 6m 높이의 마스트를 사용하는게 일반적”이라면서도 “3m 높이의 마스트가 더 안정적이기 때문에 우리 업체에서는 해당 마스트를 복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일 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백창현기자/bc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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