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wiz는 창단 첫해 우선지명으로 천안북일고 에이스 류희운(22·우완투수)을 영입했다.

키 191cm, 몸무게 103kg의 신체조건을 지닌 류희운은 고교무대를 종횡무진 누비며 주목 받은 기대주다. 태극마크를 달고 제26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에도 출전한 경험이 있다. 올해 강백호가 kt에 입단하기 전까지 구단 신인 최고 계약금의 주인공도 그였다. 

 ‘kt 1호 선수’로 불리는 류희운이 내년 시즌 도약을 노린다. “선발 한자리를 차지하겠다”는 당찬 포부도 밝혔다. 류희운은 “아쉬운 점이 많지만 올 시즌 경험이 한 단계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프로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입단 이듬해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아 1년 반 동안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입단 동기 심재민(kt)과 박세웅(롯데)이 1군 마운드에 오를 때 그는 재활에 매진해야 했다. 고교시절부터 통증이 있었지만 그땐 참고 던졌다. ‘미래’를 보고 수술을 결심한 그는 “공을 못 던지는 괴로움이 그렇게 클 줄 몰랐다”고 돌아봤다. 


1군 마운드에 처음 오른 지난해에는 불펜으로 8.1이닝을 소화했고, 올 시즌에는 24경기에 출전해 81이닝을 던졌다. 선발로 14차례나 등판했다. 4승 4패(평균자책점 7.67)의 성적을 내며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줬다. 

류희운은 모든 경기가 아쉽다고 말했다. “야구는 하면 할수록 점점 어려워지는 종목 같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올해는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지는 순간이 많았는데 왜 그렇게밖에 하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지금 마운드에 서면 그때보다 나은 대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경험을 쌓은 건 가장 큰 소득이다. 류희운은 “공 던지는 데만 급급하던 초반과 달리 마운드에서 생각하는 법을 조금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시즌 후 일본에서 진행한 마무리캠프에서는 문제로 지적된 투구 동작을 고치려 부단히 애썼다고 한다. 

류희운은 “시즌 중에는 장점을 극대화해야 하기 때문에 문제점을 고치기 힘들었다. 이번 마무리캠프를 통해 공을 던질 때 상체가 쏠리는 문제 등을 어느 정도 바로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진욱 kt 감독은 류희운의 투구 메커니즘이 한층 좋아졌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류희운은 요즘 하루 3~4시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몸을 만든다. 회복 차원에서 투구 연습은 잠시 쉬고 있다. 그는 이번 겨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류희운은 “올 시즌 많은 경험을 했다. 불안한 모습을 자주 노출했는데, 앞으로 부족한 점을 보완해 믿음직한 투수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선발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각오 또한 잊지 않았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사진=노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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