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필라델피아)와 민병헌(롯데), 정현(kt) 등 많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끄집어낸 관록의 프로야구 코치가 리틀야구단 감독으로 변신했다.
올 시즌까지 kt wiz 타격코치로 활약한 김광림(56) 분당구B 리틀야구단 감독이 주인공이다.
김 감독은 “코치로 지낼 때보다 몸은 피곤하지만 하루하루가 새롭고 즐겁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14년 간 몸담은 프로무대를 떠나는 건 쉽지 않았다”며 “갈림길에서 충분히 많은 고민을 했기 때문에 지금은 프로에 큰 미련을 두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한 눈 팔지 않고 유소년 지도에 헌신할 계획”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김 감독이 유소년 야구에 뜻을 둔 건 오래 전이라고 한다.
은퇴 후 해설가로 활동할 당시 지인과 아카데미 설립을 준비할 정도로 유소년 야구에 관심이 많았다. 두산 코치로 부임하면서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지만 “야구를 처음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기본기를 가르치겠다는 마음은 늘 간직하고 있었다”고 했다. 비시즌에는 틈틈이 재능기부로 학생선수들을 지도했다.
프로팀 코치 시절 ‘공부하는 지도자’로 불린 김 감독은 요즘 다시 ‘수험생 모드’다. 잠까지 줄여가며 훈련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는 그는 “기본기 공부는 그동안 많이 했지만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며 “야구를 즐기면서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을 하루빨리 구축하려면 쉴 틈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어릴 땐 세세하게 알려주는 감독님이 드물었다. 어린 선수들일수록 더 세밀한 지도가 필요한데, 요즘처럼 많은 말을 쏟아내면서 가르친 적은 처음”이라며 웃었다.
김 감독은 야구 실력 못지않게 인성 함양에도 많은 공을 들일 계획이다. 커리큘럼에는 관련 교육도 포함돼 있다. 선수들이 좋은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 또한 유소년 아카데미의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김 감독은 “야구를 배운 아이들이 좋은 학교에 진학하고 프로에 입단하면 당연히 기쁘겠지만, 도중에 그만 두더라도 인격적으로 훌륭한 어른으로 자란다면 굉장히 뿌듯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사진=김금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