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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로봇팔로 느끼는 리얼 '손 맛'… 아이언맨 슈트 안 부럽죠

오복성 리얼감(REALGAM) 대표

2017년 11월 22일(수)
안경환
공상과학만화영화.1970년대와 1980년대 유·소년기를 보낸 이들에게는 친숙한 단어다.

지금은 자주 사용하지 않는 단어 중 하나로 SF(Science Fiction)로 통용되고 있다.

사이언스 픽션 문학에서 파생된 장르로 과학기술적 소재와 공상적 이야기가 주 내용이다.

단골 소재는 단연 로봇.

마징가Z, 로보트 태권V가 당시 공상과학만화영화의 양대 산맥이었다.내용은 언제나 선이 악을 이기는 권선징악.

이 시절 아이들은 이 공상과학만화영화에 열광했다.

단순히 TV속에서만 존재했던 2D 애니메이션 주인공 로봇들은 아이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상상이나 꿈에서 그리는, 미래 로봇 과학자로의 꿈을 키우는 그런 존재였다.

같은 시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SF 영화는 바로 스타워즈.

이 작품은 가장 위대한 장르 크로스오버, 장르 패치워크의 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70년대부터 40여년이 흐른 현재까지 사랑받고, 회자 되는 작품이다.

개봉된 총 8편의 시리즈는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악역이긴 하나 주인공 중 하나인 다스베이더는 광선검과 함께 상품화 돼 스타워즈의 인기를 가중화 시켰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로봇청소기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주목 할 만 한 점은 스타워즈 시리즈에는 드로이드 즉, 인간 형태의 다양한 로봇이 출연한다는 점.

다스베이더도 사람과 기계장치가 결합된 사이보그다.

드로이드의 경우 인간 형태이긴 하나 행동이 부자연스럽고 사이보그는 사람이 가면만을 썼거나 CG(컴퓨터그래픽) 처리가 대부분이었다.

동작 측면에서는 현실과 좀 동떨어진 셈이다.

기술, CG 발달과 함께 최근 개봉된 아이언맨, 엣지 오브 투모로우 등의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과 로봇에선 이 같은 부자연스러움이 상당부문 해소됐다.

사람의 동작과 동일성을 보여주고 있다.

SF 영화 분야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소재인 로봇 기술이 빠르게 진보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어쨌거나 현실이 아닌 영화 속 얘기다.

현실 속 로봇은 역시 빠르게 진일보 하는 기술개발이 뒷받침 하고 있으나 일상생활이 아닌 산업 공정, 의료 분야 등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산업 분야는 VR·AR(가상증강현실)이다.

캐릭터와 위치기반 증강현실(AR)을 접목한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는 전 세계적 열풍을 가져왔다.

스마트폰 어플을 실행하면 카메라가 풍경을 인식, 그 위에 포켓몬이 등장하는 형태로 상용화 초기 국내 유일의 게임 가능지역이었던 강원 속초와 그 일대는 ‘성지’로 불리며 이용자들이 대거 몰리기도 했다.

AR과 일상생활을 접목시킨 게 컸다.



VR 분야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일고 있다.단순히 가상현실을 즐기는 단계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현실성 즉, 리얼감을 가미시키는 것.

이를 위해 VR에 로봇 팔이 접목됐다.

로봇 팔이라 해서 크고 무거운 게 아니라 가상현실을 즐기기 위해 착용하는 VR 헤드셋과 같이 리얼감을 추가할 수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손목에 착용하는 형태다.

개발자는 ‘리얼감(REALGAM)’ 오복성 대표다.

오 대표가 개발한 리얼감 디바이스는 하드웨어 분야, 그 중에서도 동력형 외골격인 엑소 스켈레톤이다.

사용자의 몸 외부에 골격 형태로 착용해 작동하는 장치로 외골격 수트로도 불린다.

아이언맨, 엘리시움, 엣지 오브 투로모우 등의 영화 소재 뿐 아니라 의료와 산업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다.

오 대표는 이 기술을 엔터테이너 측면으로 접근한 셈이다.

수요자의 흐름에 따른 보편성, 대중화에 초점을 맞춘 것.

오 대표는 “VR에 디바이스를 적용하면 의료나 산업에서 볼 수 있는 가치만큼의 효과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가상공간에 이 기술을 접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리얼감 디바이스는 기존 VR 컨트롤러에 결합, 다양한 촉감을 진동을 통해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기존 플랫폼의 서드파티 다바이스 개념으로 시·청각적 생생함을 제공하나 물리적인 교감 부족으로 낮은 몰입도를 보이는 VR 환경의 부족한 측면을 강화한 셈이다.

이 디바이스의 기반은 VR·AR 환경에서의 물리적 상호작용을 위한 포스 피드백(게임 등에서 충격이나 진동을 실제로 체감하게 하는 기술) 시스템이다.

이를 위해 기존 VR 디바이스에 리얼감 센서를 추가하고, 모터와 디바이스를 결합시켰다.

모터에 적용된 메커니즘 역시 리얼감이 자체 개발했다.

또 역기구학 개념을 도입, 이들 리얼감 센서와 모터·디바이스가 손목과 팔꿈치, 팔의 회전 각도를 추출할 수 있도록 했다.

활용 분야도 다양하다.

VR 야구 시 타격감을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VR 드럼과 낚시를 할 경우에도 반동과 손맛을 즐길 수 있다.

추가적인 동력원 없이, 또 사용자의 신체에 저항 없이 제어할 수 있는 점도 장점 중 하나다.

현재는 손목에 착용하는 형태나 무릎, 발목 등 사용자 요구에 따라 확대도 가능하다.

특허 등록 1건, 특허 출원 4건 등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개발자 테스트와 시제품 개선을 거쳐 연말 목업을 앞두고 있다. 목업은 양산을 전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완제품 형태로 소량 생산 하는 것을 말한다.

출시 전 착용감, 디자인, 부피 등 사용자 맞춤형으로 개선하는 마지막 과정인 셈이다.

현재 개선점으로 꼽히는 부분 중 하나가 기기의 경량화.

VR 업계가 안고 있는 숙제기도 하다.

오 대표는 “영화 아이언맨, 다스베이더 등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일부러 크게 만든 측면이 있다. 하지만 사용자 측면에서 크고 휴대가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간편히 휴대해 스마트폰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오 대표의 올해 나이는 25.

기술기반 스타트업인 리얼감을 창업한 것은 지난해 1월이다.

아직 대학조차 졸업하지 못한 휴학생 신분이다. 그런 그를 스타트업 대열에 합류토록 한 것은 아이디어와 이를 구체화 하겠단 노력이다.

오 대표가 본격적으로 로봇 개발에 빠져든 건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중학생 때까지의 다양한 분야의 활동 경험, 수업 시간에 배운 기계조작 등의 관심이 그를 이공계 고등학교를 선택토록 했다.

로봇 동아리도 만들고, 대회 참가도 앞장섰다.로봇 분야가 대회 참가가 아니면 평가 받을 마땅한 지표가 없어서였다.

처음으로 참가하는 대회이다 보니 당연히 노하우는 없었다.믿을 건 잘 만들어보자는 의지 뿐 이었다.

하지만 이 대회가 오 대표에게는 가능성을 열어준 기회였다.

6개월여의 준비를 거쳐 참가한 첫 대회에서 지역예선과 도 예선을 잇따라 통과, 전국대회 우승과 함께 세계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당시 필리핀에서 개최된 월드 로봇 올림피아드 대회에선 8위의 성적을 거뒀다.

국내 대회 준비부터 세계대회가 끝날 때까지 소요된 시간은 대략 1년.

귀국길에 오른 오 대표의 머리에 떠오른 건 “내일 뭐하지?”란 단어였다.

모든 노하우와 혼신의 힘을 쏟아 부은데 대한 허탈함이다.

오 대표는 “당시 더 이상 로봇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싫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오 대표는 로봇에 더 깊이 빠져들었다.

로봇 대회에서 거둔 성적(포트폴리오) 등은 입학사정관제를 거쳐 대학에 진학하는 힘이 되기도 했다.

대학 진학 후에도 오 대표의 로봇 연구 및 각종 프로젝트 공모전 참가는 지속됐고, 이 공모전들은 오 대표가 창업을 하는 인연을 만들었다.

2014년 말 한국발명진흥원의 특허 공모전 참가 후 현 리얼감 공동대표인 정연우 대표로부터 창업 제안을 받은 것.

정 대표는 경영관리와 기술 사업화, 오 대표는 특허 관리와 하드웨어 기획 및 개발을 각각 분담하고 있다.



스타트업은 최근 수년 새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정부와 지자체, 민간 등 각종 육성책과 지원책이 쏟아지고 있다.

악용 사례도 나타나나 지원책 등이 과거에 비해 오픈됐다는 평가가 대세다.

하지만 각종 제도가 스타트업의 기술개발 속도에 미치지 못하는 등의 괴리는 여전히 존재한다.

오 대표는 “새로운 길을 만들고 있다고는 생각하나 자신감의 길이 아닌 너무도 힘든 길”이라고 표현했다.

플랫폼, M&A(인수합병), 기술과 멘토.

그가 던진 화두는 이같이 압축된다.

플랫폼은 기존의 정부 인증 시스템 등이 스타트업의 기술개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오 대표의 경우 리얼감 디바이스 내 자체 개발 메커니즘이 적용된 모터, 와이파이 센서 등 각각의 인증이 가능하다.

문제는 리얼감 디바이스 자체를 인증 받을 방법이 없다.

정량적인 평가 지표도 없다보니 다른 제품보다 낫다는 것을 증명할 수도 없고, 참고할 것도 마땅치 않다.

오히려 기업이 새롭게 제안해야 하는 형국이다.

다만, 기존 시스템에 맞추는 것도 스타트업의 능력이라는 게 오 대표의 설명이다.

오 대표는 “대다수를 위한 기존의 시스템에서 나온 제품이 아니다보니 제품의 콘셉트, 인증 방향을 바꿔서라도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게 전략이고 노하우”라고 말했다.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우선 공공기관 등에서 지원하는 스타트업 정책은 보편적인 인프라 확산에 치중돼 있다.

기술기반 등으로 일정 수준까지 다다른 스타트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에 취약한 구조다.

일례로 컨설팅, 멘토 등의 경우 다양한 단계의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일률적으로 진행된다.

스타트업들이 원하는 아이디어 구체화, 사업화 등 단계별 맞춤형 컨설팅, 멘토와 차이가 있다.

3년 내 성과를 내야한다는 조급함은 스타트업의 낮은 생존율로 이어졌다.

정부 지원 정책도 이 단계에 대부분 초점이 맞춰졌다.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3년 생존율은 평균 30~40% 수준, OECD 평균 57.2%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엔젤투자 등을 받기는 더 어렵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016년 창업기업 실태조사’를 보면 지난해 창업한 스타트업이 엔젤투자 등을 받은 경우는 0.7%에 불과했다

엔젤투자 등을 받더라도 자체 판단한 기술력에 비해 저평가 되는 부분이 많다.

오 대표도 저평가된 부분 때문에 투자를 받지 않고 있다. 완제품을 통해 제대로 된 평가와 투자 받기를 선택한 것.

오 대표는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엔젤투자자, 엑셀러레이터 입장에서도 새로운 제품에 대한 모험이다. 그들 입장에선 최대한 리스크를 줄이는 선택”이라며 “기술력과 상품성 등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위해선 상용화 단계까지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 등에 비해 턱없이 낮은 M&A도 스타트업 생태계를 저해하는 요소 중 하나다.

미국 등의 경우 성공한 스타트업의 80% 정도가 대기업과의 M&A가 이뤄지나 국내는 20%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M&A가 낮다는 것은 스타트업이 기술을 바탕으로 보다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희박하다는 의미다.

스타트업 도전에 대해선 보다 활발히 이뤄지길 바랐다.

오 대표는 말한다.“후배들아 창업에 도전하라”라고.단,기술을 기반으로 하되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부분은 선택해 집중하고, 취약한 부분은 멘토군을 형성해 적극 도움 받을 것을 추천했다.

안경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