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의 우화(羽化)


금요일은 나비가 되기로 해
작고 가벼워 보일 듯 말 듯 치마를 입고
오늘밤을 완성해

별빛이 흔들려
한없이 날개는 자라고
사랑하는 이여,
우리의 초원, 손가락 사이로 부드러운
물살을 흘려줄게

종이배를 타고
하늘에 그물을 내릴 때
내가 그린 금요일의 물소리는 시원하고
날개는 반짝이지

당신의 눈 속 마을을 보여줘
눈을 감아봐, 우리는 닮지 않았지만
결국, 같은 주문을 외우지

주술사의 입속에서
금요일의 날개가 퍼덕일 때
그림자는 깨어나지




김재근 시인
1968년 부산출생, 부경대 졸업, 2010창비신인상 수상, 시집 ‘무중력 화요일’, 김달진 창원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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