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결정을 두고 꼭 정치적이거나 이념적으로 바라볼 것은 아니다. 남경필 지사가 ‘서울형 미세먼지 대책’에 불참을 선언하고 경유버스의 전기버스 대체 등 자체 대책을 추진하기로 한 것에 대한 얘기들이다. 이미 알려졌다시피 서울시는 초미세먼지가 심한 날 버스·지하철을 무료로 운행하는 내용의 미세먼지 대책을 밝히면서 20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수도권통합환승할인제를 함께 운영하는 경기도·인천시 등의 동참을 협의해 왔는데 경기도가 거부의 몸짓을 보인 것이다. 그리고 정식으로 남 지사가 어제 기자회견을 열어 말했다. 그것은 서울시가 환승할인제를 함께 시행하는 경기도 등 11개 기관과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은 채 서울형 미세먼지 대책을 언론을 통해 통보했고, 서울시를 제외한 모든 기관이 반대하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다.

우리 역시 이러한 수도권 미세먼지와 교통대책이 서울시 독단으로 결정할 수 있는 성격은 아닐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연히 통합적 관점에서 이뤄져야 함에서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남 지사가 정치적인 코드가 맞거나 그렇지 않아서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이런 총체적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필요한 사안에 어는 한 집단이나 사람의 결정이 옳을 수도 없다. 남 지사가 말한대로 서울시 주장처럼 차량운전자 5명 중 1명이 버스나 지하철을 탄다고 해도 미세먼지 농도는 1% 미만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래서 경기도가 검증되지 않은 1%를 위한 졸속행정에 동의할 수 없다는게 일면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왜냐하면 대중교통 무료운행을 연간 15일 실시한다고 가정했을 때 소요예산이 연간 1천억원을 넘어서는 곤란한 지경이 올것이고 도가 이중 367억원을 부담해야 하는데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정책에 이런 도민의 혈세를 투입하기도 곤란해서다. 더구나 서울시 대책으로만 보면 출퇴근길 버스 승객이 20% 증가하면 광역버스 입석률이 현재 9.6%에서 18.6%로 늘어나게 된다. 그리고 광역버스 200여대의 증차가 필요해지는 상황이 오는데 더구나 서울시는 단 1대의 광역버스 증차도 동의하지 않으면서 콩나무 시루 같은 지금의 경기버스로 도민의 안전이 위협받게 되는 경우는 눈에 선해서다.

이미 도는 알려진대로 2027년까지 1천192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입해 도내 경유버스 4천109대를 모두 폐차하고 친환경 전기버스로 대체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를 예산으로 환산하면 서울형 미세먼지 대책에 드는 3년치 예산이다. 당연히 비교대상이 되고 경기도의 입장이 더 호감이 가는 정책이다. 또한 3년안에 도내 전기차 5만대를 보급하고, 충전기 1만2천대를 설치하는 한편 2005년식 이하 화물차 5만1천여대의 조기 폐차, 매연저감장치 설치, LPG엔진 개조 등을 추진해서 얻어질 경우도 적지 않다. 모든 것을 감안해도 미세먼지 대책은 모든 지자체가 뜻을 같이해야 한다. 지금처럼 서울시의 독단으로 이뤄질 얘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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