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뉴스에서 우연히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전사한 자국 군인의 유해를 맞이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군통수권자가 새벽시간에 그것도 부동자세로 거수경례를 하며 맞이하는 모습은 나에게는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옴과 동시에 미국이라는 나라가 왜 강대국이 될 수밖에 없는지를 느끼게 해주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 모습을 통해 국민들에게 무엇을 알리고자 하였을까? 그것은 나라를 위한 희생을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고 있으며, 국가유공자 한분 한 분에 대한 예우로써 미국이라는 나라의 정체성과 공동체의 가치를 확립해 나가려는 의지, 즉 보훈에 대한 실천 의지를 국민들에게 보여주고자 함일 것이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국가유공자들을 예우하고, 그분들이 영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지 않고서는 국가라는 형태의 공동체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보훈은 어느 나라, 어느 시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름만 달랐지 늘 존재해왔다. 우리 역사를 보더라도 삼국시대 상사서(賞賜署), 고려시대 고공사(考功司), 조선시대 충훈부(忠勳府) 등 보훈을 담당하는 관청이 있었고, 지금은 국가보훈처에서 국가유공자에 대한 등록·보상·복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의 정책과 제도 중심의 보훈행정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국가유공자 한 분 한 분에 대한 예우를 통한 ‘사람 중심의 보훈’으로 도약해야 할 때이다. 이를 위해 국가보훈처는 ‘따뜻한 보훈’을 모토로 보훈의료복지서비스(BOVIS) 확대, 국가유공자 발굴에 있어 국가역할 강화, 희생과 공헌에 걸맞은 장례지원 내실화 등 현장과 사람 중심의 보훈행정을 구현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따뜻한 보훈’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시민들의 애정 어린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 시민들의 격려 속에 국가유공자와 제복입은 분들에 대한 사회적 예우 분위기가 정착되어 따뜻한 보훈문화가 꽃피울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이진수 인천보훈지청 보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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