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20시간 성교육 시행 불구… 성매개 질환 설명하며 언급 수준
예산 부족 탓… 무료강의도 한계

“최근에는 에이즈에 대한 교육은 별로 이뤄지지 않았어요. 아무래도 성교육 시간에 모든 내용을 다루기에는 시간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다 보니 그때그때 이슈되는 부분을 중심으로 교육하는 것이 있죠. 과거에는 성교육을 할 때 에이즈에 대한 것을 꼭 다뤄서 넘어갔으나, 최근에는 또래내 성희롱, 성폭력, 이성교제 등이 이슈가 되면서 비중이 줄었어요”(경기도 하남시 A중학교 교사)

“현장 나가서 교육을 하다 보면 학생들이 에이즈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해요. 학교에서 에이즈에 대한 교육을 다 받는 것도 아니고 외부 강의 등으로 1년에 한 번 교육을 받을까 말까 하는데 여전히 이를 불편하게 느끼는 학부모들이 있죠. 에이즈 예방 차원에서 올바른 콘돔 사용법 등을 교육받는 것은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간혹 이를 빼달라는 학교도 있어요. 한 해 30~40명 정도 청소년 신규 감염자들이 나오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빨리 인식이 개선되고 교육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봐요”(한국에이즈퇴치연맹 관계자)

최근 경기도내 한 여고생이 성매매 과정에서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에 감염돼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학교 현장서 이뤄지고 있는 에이즈 교육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학교들은 성교육 표준안을 참고해 성매매·성폭력 예방 교육 등 성교육을 연간 20시간씩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에이즈 예방 교육은 의무사항은 아니다 보니 일부 학교에서는 성매개 질환을 설명하며 에이즈를 잠깐 언급하고 넘어가거나 아예 이를 시행하지 않기도 했다.

화성의 한 교사는 “최근에는 에이즈 예방 교육이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예방 교육을 적극적으로 시행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괜히 아이들에게 교육시켜 오히려 성에 눈을 뜨게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어 학교입장에서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학교는 무료 외부 강의를 통한 에이즈 예방 교육에 나섰으나 이마저도 한 해 100곳 정도에 불과했다.

대한에이즈예방협회 관계자는 “최대한 많은 학교에 에이즈 예방 교육을 시행하고 싶지만 예산 부족으로 선착순 100곳 정도에만 교육을 나간다. 이마저도 학급단위가 아니라 학교단위”라면서 “학교에서 시행하는 성교육에 에이즈에 대한 커리큘럼을 확대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성매매 예방 교육을 시행하면서 에이즈에 대한 내용을 조금이라도 포함시키는 경우가 많다. 에이즈 예방 교육을 교육과정에 꼭 포함시키라고 지시하고 확인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개방적인 성교육도 필요한 것은 맞지만 학교 현장서는 우선 학생들이 성매매와 같은 일에 대한 비판적 사고력을 높일 수 있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한 교육자료도 추가로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변근아기자/gaga99@joongboo.com
▲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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