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의원 "당일 현장직원들 붕괴 감지… 작업중 조치없이 긴급 철수"
"30년 무사고 ILM공법 불구… 수시 점검·사전 대처 미흡"

평택국제대교의 붕괴사고가 현장관리자들의 안일한 조치로 인해 발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교량건설에 쓰이는 중요자재인 슬라이딩 패드가 파손되었지만, 현장관리자들이 아무런 조치없이 현장을 철수했다는 것이다.

12일 국회 국토위 소속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입수한 지난 8월26일자 ‘평택호 횡단도로 건설공사 보조감리원 업무일지’에서 이같이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작업근로자들은 사고당일인 26일 오전 작업을 끝내고 점심식사 후 오후 1시10분께 교량상판 압출 오후 작업을 재개한지 불과 1시간 50분만인 3시께 갑작스레 압출작업을 중지하고 3시10분 근로자 및 관리자 전원이 현장을 철수했다.

이들이 철수한 지 10분만인 이날 오후 3시 20분께 평택국제대교 교량은 붕괴됐다.

김 의원은 “평택국제대교 붕괴 당일 오전 8시30부터 ILM(압출공법) 압출 시공을 하던 중 3시께 슬라이딩 패드가 파손되자 곧바로 근로자 및 관리자 전원이 현장을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작업자들은 당초 교각 위에서 상판 연결작업을 마치고 내려와 있던 중 갑자기 붕괴했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이미 붕괴조짐을 감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슬라이딩 패드란 받침부의 마찰저항을 줄여 상부 구조물을 원활하게 압출하기 위해 주형하면과 횡방향 가이드에 끼워 넣는 패드를 말한다.

김 의원은 “압출 시 패드의 신축성은 교각 및 PSC 박스의 압축에 의한 변형량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압출작업 중 슬라이딩 패드가 파손되었다는 것은 그 변형량이 패드의 신축성을 넘어설 정도로 컸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작업자나 관리자는 변형률을 수시로 점검해 변형률이 허용치를 초과할 경우에는 압출 작업을 중지하고 그 원인을 조사해 대책을 강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슬라이딩 패드가 파손에 이를 때까지 그 상황을 점검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평택국제대교에 적용된 ILM 공법은 지난 30년간 국내에서 한 번도 사고가 난 적이 없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공법”이라며 “작업자나 관리자는 작업 상황에 대해 수시로 점검하고 이상 징후를 사전에 알아차렸어야 했지만 안이하게 대처했던 것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김재득기자
▲ 붕괴된 평택국제대교 모습. 사진=중부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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