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감사서 임대료 횡령 확인… 병원, 이미지 악영향 우려 쉬쉬

인천지역의 한 대학병원이 장례식장 위탁운영 업체 소속 직원들의 횡령에 대해 내부 감사를 벌이고도 덮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병원 수익에 손실을 입었음에도 관리책임과 대외 이미지 손상 등을 우려한 것인데, 병원은 내년 장례식장 위탁업체 선정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11일 A 대학병원 등에 따르면 올해 2월 병원 장례식장 위탁운영 B업체 에 대한 내부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이유는 B업체 소속 직원들이 분향소 임대료 수납과정에서 고객들의 임대료를 횡령해서다.

감사 결과, 직원들은 고객의 분향소 임대료를 현금으로 받아 적게는 10만원 많게는 40만 원 가량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신용카드로수납 할 경우, 병원 매출에 기록이 남아 현금을 받았다는 게 직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횡령에는 대다수 직원이 가담했으며, 구체적인 액수는 밝혀지지 않았다.

직원들은 감사에서 횡령 사실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했으나, 횡령 액수를 축소하면서 병원은 수백만 원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횡령이 언제부터 시작됐는 지는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 증거가 충분치 않아서다.

이 같은 사실은 퇴사한 직원에 의해 알려졌으며, 2년여 간 약 2억 원을 빼돌렸다는 게 해당 직원의 주장이다.

병원은 장례식장 운영 수익에 막대한 손실에도 불구하고, B업체 측에 횡령이 드러난 직원에 대한 해고 조치하라는 권고에 그쳤다.

관리책임이 있는 병원 측이 오랜 기간 횡령에 대해 알지 못했고, 경찰 고발로 수사가 진행되면 대외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해서다.

또 위탁업체와 당장 계약을 끊게 되면, 장례식장 운영에도 일시적으로 차질이 발생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유야무야 넘어갈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B업체는 횡령한 사실이 드러난 직원을 해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탁업체의 장례식장 운영 계약기간은 올해까지다. 병원은 내년 장례식장 위탁업체 입찰을 실시한다.

A 대학병원의 내부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병원 자체적으로 불미스러운 일로 문제가 됐다"며 "현재로서는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내년 위탁업체 선정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용기자/regenbogen0@joongboo.com

▲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