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승무원·기상캐스터는 모두 여성. 기관사·과학자·기자는 모두 남성”

변화된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담아야 할 초등학교 교과서가 여전히 성역할 고정관념 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경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015 개정교육과정’이 적용된 초등학교 1~2학년 1학기 교과서 총 16권을 분석한 결과 남녀 성비 불균형, 성역할 고정관념 등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가장 큰 문제는 직업에 대한 성 고정관념이다. 교과서에 등장하는 기관사·과학자·기자·해양구조원 등은 모두 남성으로 그려진 반면 은행원·급식배식원·돌봄노동자 등은 예외 없이 여성이었다.

역할에 대한 성 고정관념도 차이가 났다. 여성은 머리가 길거나 장신구를 하고, 분홍색과 같은 밝은 색의 치마 옷차림이 많았으나, 남성은 짧은 머리에 짙은 바지 차림이었다.

또 생계부양자는 남성으로만 그려졌고, 아픈 아이를 간호하거나 병원진료를 돕는 것은 모두 여성으로 묘사됐다.

학습 참여 활동에서도 남자 아이가 축구공 놀이와 줄넘기 등 활동을 주도하고, 여자 아이는 참여하는 모습이 대부분이다.

박 의원은 “딸을 선호하는 시대가 됐음에도 올해 첫 적용되는 초등 교과서에 성차별적인 요소가 발견될 줄 몰랐다”면서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은 스펀지처럼 정보를 받아들이기 때문에 교과서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면서도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변근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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