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밀리 미국 육군참모총장이 어제 위험 부담이 없는 대북 옵션은 없으며, 북핵 위기를 해결할 시간이 무한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밀리 총장이 워싱턴에서 열린 미 육군협회(AUSA) 연례 회의에서 기자들에게 밝힌 대목이다. 다시 정리하자면 그는 한반도에서의 전면전은 아무리 상상해봐도 끔찍할 것이며, 아무도 이를 의심하지 않는다고 정확히 입장을 밝힌 것이다. 물론 로스앤젤레스나 뉴욕을 타격하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도 마찬가지로 끔찍할 것이라며 그간 우리가 우려한 모든 대목을 고스란히 부연 설명하기라도 하듯 말했다. 여기에 북한의 ICBM 보유도 용납할 수 없음을 시사한 것에 우리는 주목하고 있다.

중요한 대목은 밀리 총장의 말처럼 미군이 행동할 준비가 됐다면서도 “좋고 쉬운 무위험 옵션은 없다”며 “이것은 엄청나게 어렵고 위험해 아무도 이를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고 경고한 점이다. 사실 우리 국민들 대부분이 느끼기에 설마 하는 전쟁 위험요소는 많아도 실제로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누구나 그간 부정해 왔다는데 문제가 더 했다. 쉽게 말해 전쟁이 나면 서로가 막다른 길로 돌아설 텐데 그럴 수가 있겠냐는 것이지만 지금 북한의 사정은 퇴로에 막힌 쥐 격으로 돌아서 물어 뜯을 확률이 결코 적지 않다는 게 더 걱정스럽다. 여기에 대북 옵션에 대한 최종 결정을 “절차에 따라 선출된 미국의 대표자들이 할 것”이라고 강조한 얘기는 또 무엇인지 혼란스럽기만 한 현실이다. 

말의 의미를 자꾸 되새길 필요는 없지만 미국의 육군참모총장이 이러한 말을 하면서 시간은 무한하지 않고 결정은 내려질 것이며, 이에 의문을 제기할 여지가 없다고까지 덧붙인 것은 무엇으로 보나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야 할 여지가 있다는 판단이다. 그래서인지 미국의 중요 매체인 CNN도 밀리 총장의 이런 발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로 전임 행정부들의 대북 정책이 실패했다고 비난한 지 불과 몇 시간 후에 나왔다는 것에 주목해 우리는 물론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쯤에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을 다시 신경 써서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미국이 지난 25년간 북한을 다루는 데 성공하지 못했고 수십억 달러만 주고 아무것도 얻지 못했으며 정책이 효과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이미 북한은 며칠 전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의 병진 노선을 따라 전진해 온 것이 천만 번 옳았으며 앞으로도 변함없이 이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아마도 이 얘기는 핵무기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 어떤 일이 벌어져도 핵 ICBM을 기필코 완성하겠다는 북의 입장은 우리에게 위험하지 않은 옵션은 없다는 미국 측의 얘기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우리가 자동적으로 개입하지 않을 수 없어서 하는 말이다. 물론 지금 북이 다시 수소폭탄 실험이나 ICBM 발사를 하면 유엔 제재가 심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찌해야 하는가. 당연히 최악의 상황까지 준비해야 한다. 그냥 미국과 북한의 눈치만 보고 있을 때가 아니어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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