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53) 수원 삼일공고 교장은 “체육관 한쪽 공간에서 연습하는 태권도부 학생들을 보면 늘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운동장을 빌려 쓰는 축구부도 눈에 밟힌다”고 덧붙였다.

김 교장은 재임 기간 주요 과제의 하나로 학교 운동부의 훈련 환경 개선을 꼽았다.

지난 3월 교장이 된 그는 가장 먼저 수원시와 경기도교육청에 체육관 재건축을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 교장은 “88년에 지어진 체육관이라 재건축이 시급한데, 시청 직원이 놀랄 정도였다. 지금은 교육청의 결재만 남은 단계”라고 설명했다.

새 체육관에는 태권도부 훈련장과 체력단련실 등을 만들 계획이다.

삼일공고는 테니스와 축구, 태권도 등 3개 운동부를 운영한다. 1974년 테니스부를 시작으로 2004년 축구부, 2015년 태권도부를 창단했다. 테니스부와 축구부는 오랫동안 전국대회를 호령한 강팀이다. 특히 ‘한국 테니스 간판’으로 성장한 정현(44위·삼성증권 후원)이 이 학교를 나왔다. 태권도부 인원은 11명으로 창단 초기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운동부를 축소하는 학교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지만 김 교장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그는 “미국, 유럽과 달리 생활체육이 활성화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학교 엘리트체육의 역할은 여전히 크다”며 “당장의 유불리를 따져 팀을 해체하기보다는 올바른 방향으로 육성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훌륭한 선수가 나와 학교의 명예를 높여주면 좋은 일이지만, 성적과 실적에만 연연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원을 하고 기다려주는 것도 운동부를 운영하는 학교장의 미덕”이라고 덧붙였다.

삼일공고 학생들은 졸업 전까지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운동부 학생도 마찬가지다.

김 교장은 “처음에는 학부모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진로에 어려움을 겪는 선수들에게는 이만 한 ‘보험’이 없다”고 설명했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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