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비해 해외여행 예약 41% 상승… 장기휴가에 동물호텔 문전성시
경비원, 살인적 연속근무 우려… 일 없는 일용직 노동자들 울상

다음달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돼 최장 열흘간의 황금연휴가 예고됐지만, 업계별 명암은 극명하게 갈렸다.

여느 때보다 긴 연휴 특수를 누리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곳이 있는 반면, 당장 생계의 막막함을 토로하는 이들도 있어서다.

우선 이번 추석이 가장 반가운 이들은 여행업계다. 기나긴 연휴에 국내 여행은 물론 해외 여행 수요까지 대폭 증가해 명절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장기 휴가가 완성되면서 여행수요가 크게 늘어났다”면서 “해외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예약자수가 41% 증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려동물 위탁업계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장기 연휴기간 동안 반려동물을 대신 맡아줄 업체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서다.

수원에서 반려동물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청려원동물건강증진센터는 “올해 초부터 추석연휴기간 예약 문의가 들어왔다”면서 “현재 고양이의 경우 예약이 마감됐으며, 강아지의 경우 1~2마리 정도 예약을 더 받을 수 있는 상태다. 특히 이번 추석 기간에는 다른 때보다 길게 위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추석 특수는 커녕 연휴 기간 살인적인 연속근무를 할 처지에 놓인 아파트 경비원들과 학교 야간당직 노동자들은 장기 휴가가 야속하기만 하다.

고양시 한 학교 경비원은 “추석 연휴기간 하루도 쉬지 못하고 학교서 24시간 근무해야 하는 경비원들이 많다”면서 “연휴기간 따로 밥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임금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이같은 장기 연휴는 답답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긴 연휴동안 문 닫는 공사현장이 많다 보니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일용직 근로자들도 마음을 졸이고 있는 상황이다.

수원의 한 일용직 근로자 박모(53)씨는 “나가는 돈은 정해져 있는데 연휴 기간 일을 할 곳은 마땅치 않다 보니 다음달 어떻게 생활을 해야 할 지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용인에서 견인차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40)씨는 “다른 근로자들은 연휴가 길기 때문에 해외에도 많이 놀러가는 것 같은데 우리는 혹시 모를 사고에 쉽게 쉴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추석 특수라도 있으면 상황이 낫겠지만 평일만도 못한 데 일은 해야하니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김동성·변근아기자
▲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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