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891명에 254억 임금 못받아… 생계유지·귀성은 사실상 불가능

최대 열흘간 이어지는 추석 연휴가 나흘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기북부지역내 사업장에서 밀린 임금을 받지 못한 이들의 시름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황금연휴 기간 해외여행 계획을 세우는 등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임금 체불로 당장 오늘을 걱정해야 하는 이들은 울고 싶은 심정이다.

양주시 광사동 한 신축건물 공사장에서 일을 해 온 김모(51)씨는 매일 같이 고된 일을 하고도 임금이 밀려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김씨와 함께 일을 했던 10여명의 근로자들은 수개월째 건축주와 시공사를 상대로 임금 지급 촉구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건물 신축 현장에서 밀린 임금을 지급해 달라다며 계속 요구 중이다.

근로자들은 당장 생계도 막막하지만 돈이 없어 명절날 부모님을 찾아뵙지 못한다는 생각에 매일 답답한 심정이다.

김씨는 “추석이 길다고 여기저기서 얘기들을 많이 하지만 우리와는 거리가 멀다”며 “공사현장에서 번 돈으로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막막한 심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의정부지역의 한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온 신모(24·여)씨도 김씨와 비슷한 처지다.

6개월 가까이 일한 음식점이 최근 갑자기 문을 닫으면서 업주로부터 세달치 월급을 받지 못했다.

신씨는 “업주가 기다려 달라고 말한지 벌써 두달이 지났다”며 “매년 명절에 부모님이 용돈을 받고 기뻐하셨는데 올해는 뵙고 용돈을 드릴 수 없을 것 같아 죄송하다”고 눈물을 흘렸다.

신씨는 결국 집근처 음식점에서 다시 일을 시작했지만 억울한 마음뿐이다.

25일 의정부고용노동지청 등에 따르면 경기북부지역사업장에서 근로자들의 밀린 임금 규모가 매년 400억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동안의 임금체불 현황을 보면 2014년 9천100명이 총 421억 원을 받지 못했고 2015년에도 1만300명의 임금 463억 원이 체불됐다.

2016년에도 9천686명이 410억 원의 임금을 받지 못하는 등 경기북부지역에서만 매년 400억원이 넘는 임금체불이 발생하면서 근로자들이 고통받고 있다.

올해도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집계 결과 경기북부지역 사업장에서 근로자 6천891명이 254억원의 임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의정부고용노동지청은 올해도 매일 수십건의 임금체불 신고가 접수되고 있는 상황으로 올해 연말까지 신고접수 건수를 종합하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늘어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의정부고용노동지청관계자는 “직원마다 담당하고 있는 사건이 다르지만 매일 임금체불과 관련 신고가 접수되고 있어 직원들 마다 약 300건 이상의 사건을 맡고 있다”며 “계속적인 지도 관리를 하고 있지만 여러가지 상황 등으로 인해 임금체불이 발생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추석연휴기간 사상최대 규모인 110만 명이 해외여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송주현·박재구기자
▲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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