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삼성에 교통개선비 요구… 수원시는 대책없이 법령타령만
4지구엔 7천세대 입주 예정

▲ 21일 오후 수원·화성의 동탄원천로와 덕영대로가 만나는 권선지하차도 사거리 부근이 극심한 교통체증을 앓고 있다. 김금보기자
22일 오전 8시20분께 수원시 권선구 곡반정동 일대 권선지하차도사거리.

화성에서 수원으로 올라온 출근 차량들과 망포지구, 권선지구 주택단지에서 나온 출근 차량이 엉키면서 교차로 각 방향 차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해당 교통정체로 인해 인근 권곡사거리, 터미널사거리도 영향이 상당했다.

같은날 퇴근시간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화성 병점·동탄지역에서 올라와 수원버스터미널 방향으로 좌회전하는 차량 행렬은 끝이 보이지 않았는데, 신호대기 차량 길이가 약 1㎞에 달했다.

한 차례 신호 때마다 100m 길이 가량의 차량만 교차로를 빠져 나갈 수 있었을 뿐, 나머지 차량은 최소 20~30분을 더 기다려야 했다.

더욱이 일부 꼬리물기 차량들로 인해 아찔한 사고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 수 차례 목격되기도 했다.

주민 A(40)씨는 "이곳은 매일 출퇴근시간마다 꽉 막히는 지점"이라며 "몇 년 전 권선지구 들어서고나서 심해졌는데 망포4지구까지 들어오면 정체가 더 심해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24일 수원시와 화성시에 따르면 해당 도로 일대에 대한 교통 정체가 심각한 상태지만 아무런 교통 대책 없이 오는 2019년부터 해당 지역 인근에 망포지구 주민 7천세대가 추가로 들어선다.

또 인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도 6조원 규모 공장 증설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권선지구(99만㎡)·망포지구(110만㎡)를 비롯한 동탄원천로 인근 지역에 상당한 교통 체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화성시는 공장 증설에 따른 교통대책 일환으로 삼성 측에 수 백억 원 규모에 달하는 교통시설 개선 요청한 반면 수원시는 망포4지구에 대해 어떠한 교통대책 수립도 요구하지 못하고 있다.

망포4지구가 관련법상 지구단위 면적이 100만㎡에 못 미쳐, 법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수원시가 시민 불편은 아랑곳 않고 대책없는 사업 허가를 내줬다는 시민들의 볼멘소리가 높다.

한 시민은 “수원시가 필요할 때는 법 없이도 업자들 트집 잡아서 필요한 요구를 얻어낼 때는 언제이고, 다수의 시민들의 불편이 요구되는 해당 문제에 대해서는 왜 손을 놓고만 있느냐”고 따져 말했다.

이에 대해 화성시 관계자는 “망포4지구와 삼성 공장 모두 동탄원천로 교통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망포4지구는 관내에 포함 안돼 삼성 측에만 교통대책 수립을 요구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고, 수원시 관계자는 “망포지구 총 면적은 100만㎡이 넘지만 지구단위별 면적은 그렇지 않아 관련법상 광역교통개선 대책을 세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joon@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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