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완전파괴' 발언 트럼프 대통령 향한 우회적 메시지 해석도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 회의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문재인 대통령이 21일(미국 동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 보수세력의 '아이콘'인 제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의 '평화론'을 인용해 주목된다.

 이는 한반도 상황이 군사적 충돌로 악화하지 않도록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에서 인용한 것이지만, 국제사회 지도자들 외에 미국 트럼프 행정부과 보수층 인사들을 겨냥한 우회적 메시지의 측면이 있어 보인다는 해석이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지나치게 긴장을 격화시키거나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로 평화가 파괴되는 일이 없도록 북핵문제를 둘러싼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야 한다"며 "'평화는 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분쟁을 평화로운 방법으로 다루는 능력을 의미한다'는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말을 우리 모두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재의 한반도 위기상황에 대해 군사적 옵션이 아니라 '외교적·평화적·정치적' 해결을 강조하고 있는 문 대통령의 평소 소신을 뒷받침하기 위해 인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문 대통령이 현시점에서 유엔총회 무대에 올라 '영원한 보수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레이건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한 것은 나름의 의도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레이건 행정부 시절의 정책기조를 계승하려고 하는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언급이라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9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 완전파괴' 발언을 하고 행정부 내에서는 군사적 옵션까지 배제하지 않는 등 대북 초강경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데 대해 우회적으로 '자중'해달라는 메시지를 레이건 전 대통령의 발언을 빌어 전달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잇따른 발언에 대해 북한에 최대 한도의 압박과 제재를 가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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