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분식회계 및 채용비리 등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김인식(65) KAI 부사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김 부사장은 21일 오전 8시40분께 본인이 묶던 경상남도 사천시내 아파트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한 회사 직원은 김 부사장이 출근도 않고 연락도 안 돼 아파트를 찾았다 현장을 목격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에서는 김 부사장의 자필로 쓰여진 A4용지 3장 분량의 유서도 발견됐다.

유서 중 한 장은 수천억 원대 분식회계를 주도하고 일감 몰아주기 대가로 협력업체 지분을 차명 보유한 혐의 등으로 지난 20일 긴급체포된 하성용 전 KAI 대표와 직원들에게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사장은 유서에서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안타깝다"면서 "회사 직원들께 누를 끼쳐 죄송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KAI에서 불거진 방산·경영 비리와 관련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사장은 해당 비리와 관련, 현재까지 검찰 조사를 받지도 않았다.

검찰 관계자도 이날 "KAI 수사와 관련해 김 부사장을 조사하거나 소환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나머지 유서 두 장은 가족들에게 남긴 것으로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숙소에 마지막으로 들어간 시간과 시신 상태 등에 미뤄 김 부사장이 이날 새벽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부사장은 최근 이라크 출장을 갔다 서울에 들른 뒤 지난 20일 저녁 사천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 부사장이 남긴 유서 등을 토대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회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김준석기자/joon@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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