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면서도 끊임없이 교육 환경의 변화을 꾀하는 학교가 있다.

바로 122년의 역사로 자타공인 인천 교육의 산실이라 불리는 인천고등학교다.

인천고의 변화는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변화의 핵심은 학생들의 진로와 특기에 맞는 특성화 교육과정 편성이다.

인천고는 지난해 신입생부터 인문계열의 진로집중과정인 ‘경찰행정사관’ 과정 한 반을 개설했다.

경찰행정사관반은 경찰, 육해공 사관학교 등을 진로로 정한 학생들을 위한 과정이다.

이 반의 학생들은 인문계열 공통과목을 더해 역사, 윤리, 법과정치 과목의 ‘과제연구’, ‘지역이해’, ‘리더십’을 추가로 이수해야 한다.

거의 매달 노인, 장애인, 노숙자, 말기암 환자, 소록도의 한센병 환자 등을 찾아가는 봉사활동에도 참여한다.

또 경찰, 군인 멘토 프로그램을 통해 진로 계획을 구체화하고, 치안과 국방에 대한 소논문 쓰기로 전문성을 키우게 된다.

이를 통해 인천고는 도덕성과 지역사회 공동체에 헌신할 준비가 된 치안·국방 전문가를 배출하고자 한다.

경찰행정사관반 박밀웅(1년) 학생은 “경찰행정사관반 친구들은 3년 동안 쭉 같은 반 생활을 하게 된다”며 “뚜렷한 목표를 공유하는 친구들 덕분에 공부할 때 동기부여가 잘 된다”고 말했다.

인천고의 인문계열에 경찰행정사관반이 있다면 자연계열에는 융합과학중점반이 있다.

올해 2학년 자연계열 학생들부터 한 반을 이뤄 시작한 융합과학중점반은 4차 산업혁명에 적합한 논리적인 사고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한 과학 전공자 육성이 목표다.

구체적으로 과학과 기술에 인문사회과학적 성격의 학문을 융합·응용해 학생들에게 새로운 과학 분야에 대한 탐구 의지를 키워주는 과정이다.

이를 위해 자연계열 공통과목과 물리, 화학, 생명과학과 관련된 ‘과제연구’, ‘과학융합’, ‘논술’ 과목이 추가됐다.

융합과학과정반 정희우(2년) 학생은 “조별과제 중심의 과제연구 수업은 실증적 실험과 연구의 기회가 많다”며 “수학, 과학과 관련된 비교과 프로그램들과 심화된 공부를 할 수 있는 점이 좋다”고 했다.

또 올해부터 인천고는 교육부가 지정한 과학중점학교가 됐다.

과학중점학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1학년 학생 전체가 수학, 과학 과목과 관련된 교내 창의적체험학습 등 비교과 체험학습을 늘려가고 있다.

과학중점학교에 선정된 덕분인지 인천고는 시교육청이 인천지역 우수 학생들을 뽑아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하는 과학영재학교에 지역 고교 최다인 15명을 배출했다.

이 같은 인천고의 변화에 동문들도 반기고 있다.

사회 각계각층에 퍼져 있는 인천고의 동문 네트워크는 다른 학교들에는 없는 인천고의 독보적인 강점이다.

인천고의 동문들은 학교 발전기금을 통해 특성화 수업 교실의 시설 개선과 연간 100명의 학생들에게 동문 장학금을 지원한다.

박등배 인천고 교장은 “인천고의 재도약은 이제 시작됐다”며 “역사와 전통에 실력까지 갖춘 인천지역 대표 고등학교의 위상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허좋은기자/hgood@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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