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세기 인도에서 제작된 수학교재 '바크샬리 필사본'. 맨 마지막줄 오른쪽에서 7번째에 둥근 점이 숫자 '0'을 나타낸다. <사진=영국 옥스퍼드대 보들리언 도서관 홈페이지 캡처>
숫자 '0'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를 놓고 영국 옥스퍼드대학교가 적어도 3∼4세기 인도 지역에서는 사용됐음을 보여주는 자료를 내놓았다.

17일 옥스퍼드대 보들리언 도서관에 따르면 이 도서관은 최근 '바크샬리 필사본'이라 부르는 고대 인도 수학 교재에서 둥근 점을 0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으며 자작나무 껍질로 만들어진 이 필사본이 3∼4세기에 만들어졌음을 탄소연대측정으로 확인했다.

1881년 지금의 파키스탄 페샤와르 인근의 바크샬리 마을에서 한 농부가 발견한 바크샬리 필사본은 종전에는 빨라도 8∼12세기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됐을 뿐 정확한 작성연도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는 9세기 인도 중부 마디아프라데시 주 괄리오르에 있는 사원의 벽에 0이 새겨진 것이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 알려졌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이나 마야 문명 등에서도 오늘날 0을 뜻하는 기호가 사용됐지만, 조개껍데기 모양 등 지금의 0의 모습과는 차이가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은 전했다. 또, 다른 문명에서 발견된 0 부호가 10, 100과 같이 수의 단위를 나타낼 때 쓰인 것과 달리 인도에서는 0이 그 자체로 독립한 수로 사용됐다.

보들리언 도서관 사서 리처드 오벤던은 "바크샬리 필사본의 작성연도를 확인한 것은 초기 남아시아 문화와 수학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번 조사결과는 남아시아 대륙의 풍부하고 오랜 과학 전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의 과학박물관은 다음 달 4일 개막하는 '눈부신 인도 - 과학과 혁신의 5천년' 전시회에 바크샬리 필사본을 전시할 예정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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