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까지 될 줄은 여당인 민주당도 몰랐을 일이다. 물론 걱정은 했겠지만 현실로 나타난 야권 연대력은 대단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을 통해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야 3당이 신 야권연대의 파괴력을 확인한 결과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일을 통해 앞으로 야 3당의 공조가 더 견고해질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 등 국회통과가 필요한 안건은 물론 탈원전 같은 현 정부의 핵심 정책 등에 한결같이 반대 의사를 비쳐온 야 3당이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후 야당 책임론을 제기한 민주당을 향해 같은 목소리로 비판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어쩌면 한국당조차 이런 힘이 실릴 줄은 몰랐을 일이다. 그래서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을 보며 3당이 강력하게 견제할 수 있는 기초가 됐다는 것을 확인했는지도 모른다.

물론 이러한 연대력이 괜한 발목잡기로 남아서는 국민들이 용납 안한다는 사실도 야 3당은 깨달아야 한다. 다시말해 무조건적인 연대는 불필요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안보와 경제등에 낙제점을 받고 있는 현 정부에 실망한 국민들이 지금의 야권 연대에 어떠한 힘을 실어줄지도 관건으로 남아있다. 국무총리마저 지금의 정치가 협치는 실종됐다고 말할 정도다. 아마도 이러한 협치에 관한 얘기는 여러 의미를 갖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시말해 그 협치가 단순히 청와대의 몫인지 또한 여권에서도 잘못이 있는지는 또 야권에서도 협조해야 할 사항이 있는데 그렇지 못한지 까지 각자가 자문해 봐야 할 일들이다. 그러니까 이번 결과에도 민주당이 야당에 대해 비난만 할 일이 아니라는 점과 다르지 않다.

들떠있는 야권의 얘기가 아니라도 여당인 민주당과 청와대는 실망에 관한 여러 가지만 쏟아낼 때가 아니다. 무엇이 이런 결과를 불어왔는지부터 곱씹어 볼일이다. 이는 엄연히 삼권분립 원칙에 따라 국회가 정당하게 결정한 사안이라는 야권의 각 세운 얘기가 틀린 말도 아닌 탓이다. 이 판국에 서로에게 치고받는 얘기만 해서 풀릴 일도 없고 더구나 굳어있는 한반도 정세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국민들이 주시하고 있음을 여야는 알아야 한다. 공조의 힘을 과시하는 것에 그쳐서도 안될 야권이다. 국익을 위한 결정에 사용되어야 할 야권 연대력이다. 괜한 힘빼기에 사용되어서는 국민이 먼저 알아차린다. 주목할 것은 국민의당이 호남에 지역 연고가 있음에도 이러한 결단을 내린 일이다.

들리기에 임명동의안 부결 등의 여파로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대표 청와대 초청 회동이 당장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소식이다. 그리고 “대법원장 인사청문회 등 상황을 보면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들린다. 엄중한 안보 상황을 감안해 청와대와 야당의 초당적 메시지가 있어야 함에도 당장의 일에 일희일비하는 것이 그리 모양이 좋아 보이지만 않는다. 어떻게든 이번 일은 여소야대라는 국회 현실이 빚어낸 일이다. 물론 20대 국회에서 국민의당이 결정권을 갖고 있다는 말도 일리는 있지만 국민들이 보는 견해는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여야 모두 깨닫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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