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풍계리 일대 5.7규모 인공지진 발생… 6차 핵실험 추정
기상청, 5차때보다 5~6배 위력… 합참, 대북감시태세 격상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3일 보도했다. 연합
북한에서 발생한 인공지진이 6차 핵실험을 단행한 결과로 추정되면서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인공지진의 발생 원인이 수소탄 실험을 한 것인지 아니면 증폭핵분열탄 실험을 한 것인지에 대해서 사실 파악에 나서는 한편 전군 대북감시태세와 경계태세를 격상시켰다.

북한이 이날 오후 수소탄 실험 성공을 주장함에 따라 국제 사회도 정확한 진위 파악과 대책마련에 주력하고 있는 상태다.

3일 군 당국과 청와대 등의 발표에 따르면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3일 낮 12시29분께 발생한 인공지진에 대해 군 당국은 6차 핵실험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인공지진 규모는 초기분석 5.6에서 5.7로 수정됐다.

북한은 인공지진이 감지된지 약 3시간 뒤인 오후 3시30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할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북한 주장대로라면 이번 6차 핵실험 위력이 작년 9월에 있었던 5차 핵실험의 10~100배 수준이어야 하지만 기상청은 이번 핵실험 위력을 5차 핵실험의 5~6배 규모로 파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 “국제사회와 함께 최고로 강한 응징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핵심험으로 최종 판단되면 다양한 대응 방안 시행을 검토 중이다

정경두 합참의장과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는 전화통화를 통해 가장 빠른 시간내에 한미 군사적 대응 방안을 준비해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이로 인해 미국의 전략무기가 주한미군 기지에 순환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상공에 은밀 침투해 장전할 수 있는 F-22(랩터)와 F-35B(라이트닝Ⅱ) 스텔스 전투기 등이 유력하다. 주한미군 오산 또는 군산기지에 순환 배치하는 방안이 현재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우방국인 중국의 태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의 이번 핵실험이 중국이 주최하는 9차 브릭스 정상회의 개막실에 맞물려 진행되면서 이례적으로 강도높은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통일부는 4일부터 매일 오전 8시 30분 장관 주재로 일일 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 회의에서 통일부는 북한 관련 동향을 점검하고, 앞으로 대처 방안 등을 검토한다.

북한의 주장을 놓고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날 실험한 규모의 폭탄이 서울 용산에 떨어지면 반경 40~50㎞ 지역까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한 원자폭탄(15㏏)의 3.3~4배 수준이기 때문이다. 근거는 1998년 미 국방부가 비밀리에 벌인 시뮬레이션이다. 당시 미 국방부는 15㏏ 위력을 가진 핵무기가 주한미군 주둔지인 용산에 떨어지면 반경 4.5㎞ 이내에 있는 건물 대부분이 반파한다고 분석했다. 이론적으로 용산에 떨어져도 과천(12㎞)은 물론 성남(18㎞)과 수원(20㎞), 화성(40㎞)까지 피해를 보게 된다.

한편 북한의 1차 핵실험(2006년 10월9일)은 1번 갱도에서, 2차(2009년 5월25일)·3차(2013년 2월12일)·4차(2016년 1월6일)는 2번 갱도에서 실시됐다. 지난해 9월 5차 핵실험 장소도 4차 핵실험이 이뤄졌던 곳에서 400~500m 떨어져 있다.

라다솜기자/radasom@joongboo.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