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따라 이어진 제비꼬리길·파도소리길, 낙조에 물든 붉은빛 바다 '야경 일품'
호수위에 조성된 해파랑길·대청호반길 달빛여행에 딱… 평지길로 부담도 없어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부터 달을 보며 거닐 수 있는 호수 둘레길, 시원한 공기를 품은 숲길까지...

거창한 여행이 아니어도 좋다. 한적한 곳을 걸으며 재충전 시간을 갖는 건 어떨까.

저마다 다른 매력을 지닌 걷기 좋은 ‘길’을 소개한다.



- 제부도 제비꼬리길

섬 북단에 자리한 선착장 등대주차장에서 시작된다. 해안을 지나 바닷길 전망대, 탑재산 숲길 등을 통과하는 코스다. 길이는 2km 남짓으로 천천히 걸어도 1시간이 채 안 걸린다. 가족, 연인과 함께 느긋하게 산책하기 좋다.

바다를 끼고 길게 이어지는 데크길이 유명한데, 전체 코스 중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어느 지점에서든 기대 이상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석양을 만끽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그림’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설치된 망원경을 이용해 주변 섬을 둘러봐도 좋겠다. 데크길 중간에는 바다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도 나 있다.

날이 어두워지면 가로등이 환하게 길을 밝힌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밤길을 거니는 건 어떨까.

탑재산 숲길 걷기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소나무 사이로 펼쳐지는 해넘이 풍경이 일품이다.

탑재산전망대에 서면 붉게 물든 주변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거리=1.9km

·경로=제부도 등대주차장~바닷길 전망대~탑재산 남서쪽 출입구~탑재산 정자~탑재산 북동쪽 출입구~제부도 등대 주차장



- 경주 파도소리길

잔잔한 파도 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다. 경북 경주시 하서항에서 읍천항까지 4km가량 이어진 길이다. 읍천항에서 출발해도 상관없다. 양남 주상절리(천연기념물 제536호) 절경이 걷는 즐거움을 배가 시킨다. 구간을 지날 때마다 주상절리 모양이 달라지는 게 특징이다. 누워있거나 위로 솟고 기울어져 있다. 부채꼴 주상절리도 시선을 붙든다.

구간마다 바다와의 거리가 달라 걷는 게 지루하지 않다. 하서항 부근 담장길은 바다와 가장 근접한 곳으로 큰 파도가 치면 옷이 젖을 수 있으니 조심하는 게 좋다. 출렁다리를 건너는 재미도 쏠쏠하다.

모든 구간에 경관 조명이 설치돼 있어 야간 산책이 가능하다. 입소문을 타면서 발걸음 하는 사람들이 제법 늘었다고 한다.



·거리=4km

·경로=읍천항 갤러리~읍천항~출렁다리~부채꼴 주상절리~누워있는 주상절리~기울어진 주상절리~하서항



- 해파랑길 45코스

속초를 지키는 ‘두 개의 눈’, 영랑호와 청초호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속초해맞이공원에서 출발해 대포항, 영랑호, 장사항까지 이어진다. 16km로 다소 긴 편이지만 속초의 면면을 들여다 볼 수 있으니 시간이 아깝지 않다.

해파랑길은 부산 오륙도해맞이공원부터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770km에 걸쳐 50개 코스로 이뤄진 국내 최장거리의 걷기 여행길이다. 45코스는 대부분 평지라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영랑호는 오래 전부터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호수다. 많은 이야기를 품은 곳이기도 하다. 한적한 산책로에는 가로수가 길게 늘어서 있어 한 낮에도 햇빛을 피해 걸을 수 있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야간 산책이 가능한데, 달빛 아래 호수를 거니는 것도 좋겠다.

코스 중반에 있는 속초등대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밤바다와 야경도 일품이다.



·거리=16.7km

·경로=설악해맞이공원~아바이마을~속초등대전망대~영랑호범바위앞~장사항



- 대전 대청호반길 1코스

대청호는 ‘내륙의 한려해상’이라고 불리는 빼어난 풍경을 자랑하는 인공호수다.

대청호반길은 6개 주요 코스와 14개 세부코스로 이뤄진 둘레길이다. 대청공원 부근에 위치한 1코스의 또 다른 이름은 ‘로하스 해피로드’다. 로하스는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의 약자로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의미한다.

당나라 시인 이태백이 장강 동정호에 뜬 달을 잡으려다 물에 빠졌다는 설화가 있을 만큼 호수에서 바라보는 달은 매력적이다. 금강과 대청호가 만나는 대청호반길 1코스에서 달을 보며 걸으면 작은 행복감이 밀려올지도 모른다.

대청호의 자랑인 물문화관에 들러 유익한 정보를 얻는 것도 좋겠다.



·거리=6km

·경로=대청문화전시관~하류반환점~문화전시관~대청교~휴게소~댐수문 끝~호반산책로~물문보관~주차장

장환순기자



사진=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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